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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대한식량독립만세] 우리 쌀·밀·콩 생산자를 만나다

2023.11.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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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농업인의 날입니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풍년의 기쁨을 만끽하는 때이지만 요즘 농촌은 온전히 신명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입니다. 봄 가뭄, 냉해, 여름 폭우 등 날씨는 종 잡을 수가 없고, 빠르게 변하는 식생활 트랜드와 밀려 들어오는 수입산에 힘겹기만 합니다.
우리의 주식인 쌀 밀 콩 농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밀 자급률은 1%, 콩은 20% 쌀은 자급률은 높지만 계속되는 적체로 근심이 더 큰 상황입니다. 한살림 쌀 밀 콩 생산자들은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있을까요? 농사는 직업이자 생활이고 또 보람이기에 담담하고 묵묵하게 오늘도 현장에서 농사 짓는 생산자를 만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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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생산자연합회 인주지회 정선섭 생산자
50년 유기농 쌀 농사를 짓는 농부
- 아산생산자연합회 인주지회 정선섭 생산자 -


여러분은 50년 동안 한 가지 직업으로 산다는 상상을 하면 어떤가요?
정선섭 생산자는 20대에 부모님께 물러 받은 논에서 쌀 농사를 짓고 있는 50년 차 농부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쌀 농사를 생각하면 연구하고 실험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합니다.
그의 유기농 쌀 농사 연구는 오리농법, 우렁이농법을 거쳐 10년 전부터는 ‘무투입’ 농법에 이르렀습니다. ‘무투입’은 말 그대로 인위적인 것을 최대한 가하지 않는 농법입니다. 모내기 후 바로 거름을 주지 않고 모가 어느 정도 자라 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를 기다렸다 거름을 줍니다. 거름은 수확 후 나온 볏짚입니다. 최근 이상기후로 폭우가 잦다 보니 ‘어떻게 하면 벼가 쓰러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등 기후와 토양에 맞는 농사를 위해 계속 연구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최근 몇 년 한살림 쌀이 적체되는 상황이기에 생산자님도 끼니로 쌀밥을 먹는 일이 줄어든다는 걸 잘 알고 계십니다. “쌀이 남는다고 해도 더 먹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잖아요. 그것보다 누가 농사를 지은 것인지 알고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어요. 귀하게 대하고 맛있게 먹으면 최고 아닌가요?”하고 하시며 비행기가 기름으로 뜨는 것처럼 사람은 밥을 먹어야 세상이 돌아간다고 덧붙입니다.
반백 년 유기농사를 고집해 온 농부가 “쌀이 우리의 기본 식량이고 생명이잖아요.”라고 할 때 그 무게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는 살아가는 동안 건강하게 오래오래 농사짓고 싶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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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자연농회 강선구 생산자와 청년 생산자들
또래 청년들과 함께 오래오래 콩 농사 짓는 꿈
- 예산자연농회 강선구 생산자--


콩은 우리나라가 주산국입니다. 두부, 된장, 식용유 등 한식에서 필수로 사용하고 있는 식재료이지만 시중에서 국산 콩으로 만든 물품은 찾아보기 어렵고 가격도 비쌉니다. 우리가 먹는 콩의 80%가 수입산입니다. 값싼 수입 콩에 밀려 국내산 콩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산 자연농회 강선구 생산자를 비롯한 청년 생산자들이 콩 농사에 뛰어들었어요. 강선구 생산자는 동료들와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농사지으면서 품질을 높일지 동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농사짓는 재미도 크다고 해요.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땅심을 기르는 위해 녹비용 호밀을 심고 콩을 보관하는 톤백을 통풍이 잘되는 제품으로 바꾸어 건조 비용도 크게 절약했다고 해요. 이들은 몇 년의 과정을 통해 기계를 활용한 대규모 콩 농사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농촌인구가 점점 소멸해가고 있다고 하죠. 70세 이상 농가 가구주가 전체의 약 60%를 차지합니다(2021년 기준). 농사가 가능해야 콩 자급도 가능할텐데, 허리 구부려가며 콩 농사를 짓던 어르신들이 더이상 농사짓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콩 자급률 20% 턱없이 낮은 수치지만
청년들과 힘을 합쳐 규모있게 농사를 짓고 연구를 통해 수확물의 양과 질을 높여가는 이들, 아직 4년차이지만 콩 경작에 대해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어, 콩 자급의 미래도 어둡지만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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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 천지공동체 태월순 · 채상희 생산자 부부
우리밀을 지켜가겠다는 약속
- 함평 천지공동체 채상희 생산자-


겨울이 따뜻한 경남과 전남 일부 지역은 쌀과 밀의 이모작이 가능합니다. 천지공동체 생산자들도 이모작으로 밀을 짓습니다. 일년내내 돌아가는 농사일에 농부도 땅도 쉴 틈이 없습니다.

채상희 생산자는 부인 태월순 생산자와 함께 7년째 우리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밀알이 꽉 찬 밀밭을 보는 그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지어집니다. 둘은 공동체 안에서도 부지런하기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농사지어서 네 아이들 교육시키고 부족함 없이 키워냈다고 자부합니다. 그들이 우리밀을 지을 수 있던 두 가지 이유를 꼽습니다. 첫째로 기계화로 비교적 농사짓기가 쉽기 때문, 둘째로 한살림 약정 덕분입니다.

자급률 1.1%의 현실 속에서 우리밀 농사를 이어가는 채상희 생산자, 그는 앞으로도 공동체에서 함께 우리밀 농사를 이어가겠다고 합니다. 식문화가 바뀐다면 그것에 맞는 먹거리를 우리 땅에서 키우는 것이 건강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밀 농사로 밀 식량자급을 지키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그의 다짐에 고마움과 응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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