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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한살림전북 소모임 떠돌이꼬마농부

2019.08.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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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8월호(623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사계절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며 성장하는 꼬마농부들

자연에서 얻는 기쁨이나 소중한 시간이 잊혀가는 요즘, 계절마다 한살림 생산지를 다니며 농사를 짓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대신 흙을 만지며 감자와 고구마를 캐고, 손톱에는 봉숭아 물을 들이며 자연의 색으로 멋을 내고, 풀피리를 만들어 불며 자연의 소리를 배우는 한살림 꼬마농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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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꼬마농부’ 모임에서는 매월 지역 조합원 가족들이 모여 제철을 맞은 작물의 생산지를 방문합니다. “6월엔 감자, 7월엔 옥수수, 8월엔 포도, 9월엔 고구마 등 1년 절기에 맞춰서 작물을 선정해요. 제철 작물을 통해서 아이들이 자연의 섭리를 스스로 알 수 있도록요.” 올해 3년째, 시작부터 함께한 최은희 조합원은 작물 선정, 생산지 섭외, 조합원 모집, 행사 준비 등을 챙겨왔습니다. “정읍 지역 한살림이 15년 가까이 됐는데 초창기 조합원들이 주축이 돼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모임지기 이수진 조합원을 비롯해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주는 그분들 덕분에 참가자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거죠. 바쁘실 텐데도 아이들이 왔다고 바닷가로 데려가서 놀아주시고 음식도 넉넉히 내어주시는 생산자분들에게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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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농사 체험은 물론 그날 수확한 작물로 만든 음식을 먹습니다. “감자를 캐는 날에는 감자전이나 감자샐러드를 해줘요. 평소에 잘 먹지 않는 아이들도 모임에 오면 밥 한 그릇은 뚝딱 해치우죠. 일하고 나서 배도 고플 테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수확한 먹을거리다 보니 더욱 소중하고 맛있는 모양이에요.” 아이들은 먹을거리의 소중함은 물론 노동의 가치도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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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꼬마농부’가 의미가 있는 건 아이들만은 아닙니다. “요즘엔 아이들이 함께 놀 친구도 시간도 없다고 하잖아요. 같이 개미 보러 다니고 물장구 치다보면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는데, 서로 다른 환경의 아이들이 만나 교류할 수 있어 참 좋아요.(한옥민 조합원)”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 말고도 재밌는 것이 있다는 걸 딸이 알게 되어 기뻐요. 저 또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일상에서 벗어나 행복이 충전되는 기분이에요.(강은주 조합원)” “처음 만난 친구들과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걸 아이가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어요.(정경은 조합원)” 어른들도 어릴 적 추억이 떠올라 어린아이 마냥 즐겁게 뛰어놀기도 하고, 한살림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의 아이를 함께 보살피며 부모로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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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의 공공성은 후대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단순히 친환경 농산물을 먹는 것만이 아니라 생명과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한살림 문화를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죠.” 아이들의 미래에 살아있는 문화로서 한살림이 지속되길 바란다는 최은희 조합원. 그 때문에 ‘떠돌이꼬마농부’ 모임을 일회성 체험이나 흥미 위주의 단시간 교육이 아닌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땅에서 농작물을 직접 가꾸는 배움의 장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자연과의 상생을 직접 체험하며 자라는 꼬마농부들이 있기에 한살림 문화가 미래세대에도 쭉 이어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