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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소소가

2021.08.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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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9월호(647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경주를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인 무열왕릉과 서악동 고분군, ‘소소가’는 그곳에서 보통 걸음으로 5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다. 백 년 넘은 한옥을 개조해 만든 펜션으로 마당 곳곳에 심은 나무와 꽃, 그리고 오밀조밀 자리 잡은 조형물들이 자아내는 특유의 분위기가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소소가에서는 방문객에게 아침과 저녁, 하루에 총 두번의 식사를 제공한다. 밥상을 받아 본 이들은 그 푸짐함과 정갈함에 두 번 놀란다. 맛도 맛이거니와 재료 또한 범상치 않다. 텃밭에서 기른 채소와 직접 담은 장류를 주로 쓰고 현미유나 액젓, 천일염과 어묵 등 직접 만들기 어려운 식재료의 상당 부분을 한살림에서 구입한다.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펜션을 찾아보기 어려운데다 아침식사를 주는 곳들도 식빵과 잼, 시리얼류로 간단하게 차려내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이런 상차림이라니. 여행에서 만나는 생경하면서도 놀라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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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가를 운영하는 최재희 조합원은 한살림 조합원들과 함께 장 담그기도 하고 펜션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소박한 삶과 좋은 먹거리의 가치를 알리는 데 열심이다.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방문객에게 아침과 저녁 밥상을 차려내는 것도 먹거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가능한 일이다.

“2017년 소소가를 시작했는데, 그전에도 10년 넘게 펜션을 운영했어요. 3층짜리 건물 두 개가 있었는데 저녁때가 되면 펜션 전체를 뿌옇게 둘러싸는 고기 굽는 연기와 냄새가 참 싫더라고요. 투숙객들이 챙겨온 양념이며 식재료를 대부분 두고 가는데 그것들 처리하기도 힘들었고요. 그럴 바에야 내가 직접 좋은 재료로 정성껏 차려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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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불 피우고 왁자지껄 고기를 굽고 싶은 이가 있다면, 차분히 풍광을 가슴에 담는 것을 여행의 본령으로 삼는 이도 있게 마련. 소소가는 여행 중 번잡함을 최대한 피하고 싶은 이들이 다시 찾게끔 만드는 힘이 있다. “욕심 없이 모든 것에 감사하며 작고 소박하게 살고 싶어서 ‘소소가’라고 이름 붙였어요. 이곳을 찾는 분들 모두 잘 먹고 잘 쉬고 평안히 있다 가시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