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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식량독립운동가, 한살림 우리밀 생산자를 만나다

2023.08.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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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좌측부터 ㈜우리밀 금가람 기획실장, 우창호 생산자, 채상희 생산자
우리밀을 짓는 농부, 이를 가공해 밀가루 혹은 우리밀 물품을 만드는 생산자, 그리고 어렵게 이어가는 우리밀의 가치를 알고 이용하는 소비자들. 이들이 있기에 우리 땅에서 우리밀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밀을 제분하고 물품을 만들어온 ㈜우리밀의 금가람 기획실장, 대를 이어 10년째 후계농으로 앉은키밀을 짓고 있는 고성 논두렁공동체 우창호 생산자, 한살림 우리밀의 75%가량을 생산하는 전남 함평 천지공동체의 채상희 생산자.
한살림 우리밀 생산자 3인을 만나보았습니다.


이야기 하나. ㈜우리밀 금가람 기획실장
1989년부터 국산 밀 수매, 가공
우리밀이라는 원칙은 제약 조건이 아닌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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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햇밀장에서 만난 (주)우리밀 금가람 기획실장
㈜우리밀은 계약 재배를 통해 전국의 밀 농가로부터 밀 원곡을 수매하고 이를 제분하여 밀가루로 만들어요. 국내에서 생산되는 밀의 약 10% 이상을 ㈜우리밀에서 수매하는데, 국산 밀가루의 원곡과 제분 측면에서 가장 양질의 밀가루를 가장 많이 유통한다고 할 수 있어요. 생산한 밀가루 일부는 한살림 가공산지에 판매되어 빵과 만두 등의 재료로도 쓰이고, 일부는 밀가루를 비롯해 과자, 국수, 라면 등 ㈜우리밀 자체 제품을 만드는데 쓰여요.
저는 ㈜우리밀에서 우리밀의 가치을 알리고 우리밀 제품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에 집중하고 있어요. 얼마 전부터 마케팅팀도 신설해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에 관련 콘텐츠를 올려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고, 비건페어, 마르쉐 햇밀장 등 소비자들에게 우리밀의 가치를 알리고 이용을 권할 수 있는 곳이라면 직접 찾아다니기도 해요.
㈜우리밀 물품에는 인위적으로 맛을 내거나 맛을 강화하는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다 보니, 많은 거래처로부터 시중의 제품 대비 ‘맛이 심심하다’라는 평을 듣고, 입점 거절되곤 해요. 하지만 합성첨가물을 지양하고, 국산 원재료의 고유한 맛을 살리는 가공식품으로, 소비자에게 건강 먹거리의 다양한 선택권을 드릴 수 있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어요. 소비자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이용으로 ㈜ 우리밀이 건강한 우리밀 물품을 계속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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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밀 수매현장의 금가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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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둘. 경남 고성 논두렁공동체 우창호 생산자
대를 이어 짓는다, 앉은키밀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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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햇밀장에서 만난 경남 고성 논두렁공동체 우창호 생산자
경남 고성에서 아버지와 함께 쌀, 앉은키밀, 찰보리, 흑미, 녹미 등을 지어 한살림과 한살림경남에 내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친환경 농사짓는 걸 보고 자라서인지, 농고와 농대에 가고 농사를 직업으로 삼는 일이 자연스러웠지요.
앉은키밀과 함께 백강밀을 키우고 있어요. 가을에 벼를 수확하고 난 땅에 다시 밀을 심는데 자가 퇴비나 볏짚을 썰어 넣어 양분을 주고 자주 갈아엎어 가면서 땅심을 돋궈주지요. 토종밀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대를 이어 앉은키밀을 재배하고 있지만, 소비가 줄어들어 적체라는 말을 매년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듣고 있는 거 같아요. 올해도 심각하다고 하고요. 이렇게 가다가는 매년 같은 말만 반복하다 우리 땅에서 밀도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해요. 소비자들이 우리밀을 기본 먹거리로 생각하며 찾아야만 지금처럼 밀 99%를 싼값에 수입 가공해 먹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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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우창호(우) 강다은(좌) 생산자 부부
>> 인터뷰 전문 보기


이야기 셋. 전남 함평 천지공동체 채상희 생산자
우리밀을 지켜가겠다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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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확을 앞둔 6월 밀밭에 선 채상희 생산자
우리밀 농사를 지은 지 7년 정도 되었어요. 천지공동체는 모두 백강밀을 심고 있어요. 밀알이 굵고 면적대비 수확량이 많은데 무엇보다 제분율이 높아 밀을 수매하는 ㈜우리밀에서 선호하는 품종이지요.
밀알이 꽉 찬 황금 밀밭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올해는 20여톤 정도를 수확했어요. 부인과 함께 농사지어서 네 아이들 모두 교육시키고 부족함 없이 키워냈죠.
한살림 생산자이기에 밀 농사를 계속할 수 있었어요.
밀은 기계화가 되어서 농사짓기가 비교적 쉽지만 수입밀 가격이 워낙 낮다보니 우리밀 수요가 적어요. 하지만 생산 비용이 있기 때문에 판매를 위해 마냥 가격을 내릴 수도 없지요. 까끌까끌한 밀밭에 들락거리며 힘들게 농사짓는데, 농산물이 제대로 된 대우도 못 받고 적절한 보상마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계속하기가 어렵죠. 결국 판매가 안 되거나 가격이 맞지 않아서 밀을 짓지 않는 농가들이 많아요. 하지만 한살림에서처럼 적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밀 농가는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값싼 수입밀에 밀려 우리밀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한살림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우리밀 가격과 수매량을 정해요. 저희가 밀 농사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한살림 약정 덕분이에요. 약정이라는 것은 이용과 소비에 대한 약속이기에 생산자가 마음 놓고 농사지을 수 있으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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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밀알을 살펴보는 채상희 생산자의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