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톡파원25시> 등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Julian Quintart)는 오랜 한살림 조합원이다. 2016년부터 유럽연합(EU) 기후행동 친선대사를 맡으며 기후위기와 채식, 제로웨이스트 등 다양한 환경 이슈를 알리며 환경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줄리안 조합원이 현재 운영하는 제로웨이스트샵 겸 비건 카페에서 만나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실천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줄리안 퀸타르트(Julian Quintart) 조합원
Q. 반갑습니다. 줄리안 조합원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한살림 조합원님들! 벨기에에서 온 환경을 사랑하는 한살림 조합원 줄리안입니다. 반갑습니다.
Q. 어떻게 한살림 조합원이 되셨는지 궁금해요.
부모님이 80년도에 벨기에 작은 마을에서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운영하셨어요. 어릴때부터 음식, 건강, 환경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배웠어요. 자연스럽게 저도 유기농법과 친환경 물품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생산자들도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살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 조합원 해야겠다” 생각하고 조합원이 되었습니다.
▲ 줄리안 조합원의 가족 사진 (왼쪽이 줄리안)
Q. 평소 한살림 물품을 애용하신다고 들었어요. 주로 애용하는 물품은 무엇인가요?
한살림 두부가 너무 맛있어서 평소에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 두부를 국산 대두 100%로 만드는 곳이 많이 없는데 가격도 착하잖아요. 저는 한살림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계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거예요. 요즘 사람들이 마트가면 “당근 당연히 있어야지, 토마토도 당연히 있어야지”라고 하지만, 원래 자연은 그렇지 않잖아요.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게 자연적인 거죠. 그래서 제철 토마토가 나올 때면 너무 행복합니다. 한살림 토마토 너무 맛있거든요. 또, 제철 과일들도 자주 이용하고요. 다른 물품은 감자, 밤고구마, 콩나물 등 다양하게 애용하고 있어요. 제 몸 절반 정도는 한살림 것이 아닌가 싶어요!
Q. 요리도 잘 하시잖아요. 한살림 물품으로 나만의 요리 꿀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한살림 토마토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는데요. 팬에 토마토 반으로 잘라 넣고, 마늘과 소금 올리고, 올리브유를 두르고 구워요. 아니면 유리 용기에 똑같이 토마토 재료를 넣고, 에어프라이어를 돌리거나 오븐(100도 미만)에 굽는거에요. 프라이팬에 구울 땐, 바닥이 타지 않게 조심해서 구워야 해요. 제가 주로 요리하는 방법은 토마토 속이 다 익을 때까지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30분 정도 굽고, 후추와 이탈리안 드레싱을 뿌려준 뒤, 스파게티나 링귀니면을 넣어 먹는데 맛있어요. 한살림 말랑말랑백미가래떡도 추천하고 싶은데요. 손가락 크기로 잘라서 에어프라이기에 넣고, 약 15분 정도 살짝 갈색이 될 때까지 돌려보세요. 겉에는 바삭하고 안에는 쫀득해서 너무 너무 맛있어요.
Q. 환경 운동은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나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는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어요.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기후위기를 처음 알게 되었고,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어요. <비정상회담> 방송 출연 이후로, 많은 분들이 제 목소리를 들어주시더라고요. 이 목소리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오다가 오랜 관심사였던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라고 생각했어요. 기후위기는 미래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우리가 마주한 문제라는 것과 일상 속에서 쉽고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자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초반에는 "전문가도 아닌데 내가 나와도 되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더 응원해주시니까 한 발자국씩 더 용기를 내게 되었어요. 이제는 환경운동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Q. 현재 서울 용산구에서 운영하고 계신 제로웨이스트샵 노노샵을 소개해주세요.
제가 운영하고 있는 노노샵은 No Animal, No Plastic, Shop의 줄임말이에요. 제로웨이스트샵이자 비건 마트 겸 디저트 카페에요. 노노샵은 플라스틱을 최소화한 제품과 비건 관련 식품·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저희 매장에서는 월계수 잎 한 장도 살 수 있어요. 식료품은 자신이 가져온 용기나, 손님이 기증한 유리병에 담아갈 수 있어요. 환경과 관련된 팝업 및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에게 환경 실천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두고 가시면 누구나 마음대로 가져 갈 수 있는 노나조(노노샵과 안 쓰는 물건을 나누고, 조금씩 줄여요)이라는 캠페인도 운영하고 있어요.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누군가는 필요할 수 있잖아요?
▲ 줄리안이 운영하는 제로웨이스트샵 겸 비건카페 노노샵 전경
Q. 한살림이 조합원과 다시 쓰고 되살리는 소소한 행동 5가지 ‘소행성’을 실천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소행성을 실천하는 조합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는 한살림 생활실천운동인 ‘소행성’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물건을 살 때, 탄소 배출 많이 하고 싶어!라고 생각할까요? 저는 그런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라면 실천하기가 훨씬 쉬워요. 재사용병을 사용하고 싶어도 주변에서 구할 수 없거나 또는 반납 가능한 곳이 없으면 실천할 수 없잖아요.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작은 실천도 함께 하는 소행성이 5가지가 아니라 100가지가 되는 날까지 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Q. 유리병이 플라스틱 대체제로 많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유리병을 재활용하는 것보다 재사용하는 것이 더 지구에 이로운가요?
제로웨이스트 실천법에 5가지 순서가 있는데요. Refuse(불필요한 일회용품 거절하기), Reduce(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Reuse(재사용하기), Recycle(재활용하기), Rot(자연 분해 되게 하기)이에요. 재사용이 세 번째 단계이고, 그 다음이 재활용이에요. 유리가 깨지고, 녹으면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만들어져 있는 제품을 씻고 다시 쓰는 게 환경에 더 좋을 수 밖에 없어요.
▲작년 12월, 유리병 재사용 촉구 기자회견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Q. 조합원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로웨이스트 실천법이 있을까요?
저는 추천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플로깅(Plogging)인데요. 환경을 위해 우리가 실천하는 것들은 효과를 즉각적으로 볼 수는 없잖아요. 물론, 플로깅을 한다고 해서 플라스틱 문제를 바로 해결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실천한 것을 결과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많은 자각과 반성을 할 수 있게 되요. 저는 이런 작은 경험이 환경 운동을 실천하게 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해요. 또, 얼마 전에 했던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온수 온도를 낮췄습니다. 겨울에는 집에서 옷 하나 더 껴입고 보일러 온도를 1도만 낮춰보면 어떨까요?
▲ *플로깅(plogging)을 하는 모습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환경보호 운동으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것
Q. 한살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플라스틱을 덜 사용하는 물품 포장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유럽 같은 경우는 채소류를 구매할 때, 플라스틱 없이 종이 포장을 많이 이용해요. 한살림도 포장지에 플라스틱을 최대한 적게 쓰고 합리적인 포장을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늘 응원하고 있어요. 채소류도 플라스틱 없이 포장하는 그 날이 오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