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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환절기 건강엔 '생강' 만한게 없죠

2023.10.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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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청암공동체 전민철 생산자

88년도에 의성으로 농활을 왔었어요. 그때 청암공동체에 있던 정재우 생산자와 인연을 맺었어요. 그 인연으로 의성으로 귀촌했고 영농법인, 공동체 실무자를 거치며 농민운동을 했죠. 실무자이긴 했지만, 농부들과 함께 일했고 일손을 도우며 농사에 참여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제 농사까지 짓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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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인증 점검을 마친 전민철 생산자
적절한 수확시기를 찾는 게 농부의 실력
생강은 4월쯤 심어 10월이면 수확을 시작해요. 절기로는 상강 전후쯤. 생강은 습하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서리가 오기 전에 수확하는 게 관건이에요. 하루라도 더 굵게 키우고 싶은 게 농부의 마음이라 날씨를 잘 체크하면서 수확시기를 정해야 해요. 생강은 상처가 나면 금방 상하기 때문에 손으로 하나씩 캐야 해요. 땅이 젖어있기라도 하면 캐기 어려울뿐더러 작은 상처에도 금세 곰팡이가 피죠. 적절한 수확시기를 찾는 게 농부의 실력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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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수확 중인 생강
배수가 중요한 생강 농사
생강밭을 만들 땐, 배수에 가장 많이 신경 써요. 두둑을 높게 쌓아주고 풀을 억제하기 위해 톱밥으로 멀칭을 하죠. 그러면 풀이 덜 자라 배수에 도움이 돼요. 톱밥은 수확한 뒤 그대로 토양에 두어 양분이 되게 하고요. 올해 비가 참 많이 왔는데, 두둑을 높이고 약간의 경사를 만들어 준 게 도움이 됐어요. 배수가 잘돼서 생강엔 큰 피해가 없었죠. 다만 다른 작물은 피해를 많이 봤어요. 땅이 계속 젖어있어 기계가 못 들어가 수확 못한 작물도 있었죠. 그래도 다른 농가들 피해에 비하면, 저는 나은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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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피해 없이 잘 자란 생강밭
환절기에 참 좋은 생강
올해 생강 농사가 무척 잘됐어요. 향이 풍부하고 실한 게, 품질이 아주 좋습니다. 요새 독감하고 감기 유행이 길고 오래 간다고 하더라고요. 생강이 기관지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되니 꼭 이용해 보시면 좋겠어요. 생강을 잘게 자르거나 갈아, 설탕에 재어 청을 만들어 따뜻한 차로 마시면 좋고요. 편으로 썰어 꿀에 재어두었다가 먹으면 환절기에 이만한 약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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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확을 마친 탐스러운 생강
다음 세대까지 한살림을 누리려면, 도시와 농촌이 만나야 합니다
생강은 연작피해가 심해서 친환경 농사짓기 참 어려운 품목이에요. 유기농 생강은 수확하고나면 3~4년은 그 자리에 다른 작물을 심어줘야 하거든요. 매년 계획을 갖고 다른 곳에 심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그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농업 환경이 너무 어려워지고 있어요. 농촌은 점점 고령화되고 일손 구하기도 너무 힘들고요. 생산비는 계속 올라 여러모로 부담이 큽니다. 조합원과 생산자가 이런 고민을 같이 나누며 서로 알아가는 자리가 많이 열리면 좋겠어요. 계속 만나고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다음 세대도 한살림을 계속 누릴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