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영역 바로가기 컨텐츠 영역 바로가기 하단 영역 바로가기
  1. 한살림이야기

더 맛있는 감을 위해, 날로 부지런하게 농사짓고 있어요

2023.10.24 (화)

조회수
477
공유하기
1
▲ 단감, 대봉감을 생산하는 서민수 생산자와 함께 농사짓는 아들 서동형 생산자
광양 구례한울타리공동체 서민수 생산자

학창 시절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하 수상한 시절이었기에 저와 비슷한 열망을 품은 사람들이 많았죠. 학생운동과 야학 활동을 했었는데, 농민운동을 이끌던 장일순 선생님 이야기를 듣게 됐죠. 그분의 철학에 깊이 공감해,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친환경 농사가 세상을 좋게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농사를 시작했고 자연 그대로 두며 키우는 방식으로 농사짓기 시작했어요.
3
▲ 나무에서 떨어진 서민수 생산자의 감
기후변화, 이대로 괜찮은 걸까?
올해는 모든 농가가 다 힘들었어요. 비가 그렇게 오는데, 어느 작물이 견디겠어요. 저희도 낙과가 어느 해보다 심했고 낙엽 병에 걸린 것도 많았죠. 떨어진 감 범벅이 된 과수원을 보면서 마음이 참 아프더라고요.
몇 년 전까지는 날씨가 들쭉날쭉해도 그러려니 했어요. 날씨란 게 원래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고 매년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도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일정한 주기는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게 조금씩 깨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꽃 피는 시기가 계속 늦어진다던가, 봄에 서리가 오던 시기도 달라지고 있고요. 아무래도 농사를 짓다 보니 기후변화가 더 구체적으로 느껴져요. 기후가 이렇게 변해도 괜찮은 건가 싶어 걱정이 한가득이죠.
5
▲ 맛있게 여물어 수확을 앞둔 단감
더 맛있는 감을 위해 농사 방식을 바꿨죠
저는 감나무의 힘과 생명력, 자연의 이치에 맡기는 방식으로 농사를 지어왔어요. 열매를 솎아내는 적과도 거의 하지 않고 제초도 거의 하지 않았어요. 땅에 가끔 거름이나 주는 정도로 관리했죠. 생산량은 많이 떨어지지만, 처음 농사를 지을 때부터 이 방식을 고수해 왔죠.
그런데 몇 해 전부턴 좀 더 바지런하게 농사 짓고 있어요.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 농사를 짓기엔 여건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죠. 기후가 많이 달라지고 있으니, 제가 더 노력하는 방향으로 농사방식을 바꾸고 있어요. 과수 간격을 넓히고 땅에 양분도 더 많이 주고 제초 횟수도 늘리며 과원을 다듬고 있어요. 맛과 품위를 더 높일 방법이 있다면 하나라도 더 시도하려고 해요.
7
▲ 감 농장 풍경
한살림 조합원을 생각하면 동지애가 느껴져요. 저는 한살림 농사지으면서 제가 하는 일이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실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한살림에 가입한다는 것, 그리고 물품을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일이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