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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딱 지금만! 아삭하고 시원한 생대추 맛보세요

2023.10.12 (목)

조회수
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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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 한울공동체 공영배 생산자

직장생활을 하다가 스트레스가 심해,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몸이 힘든 게 마음 힘든 것보단 낫겠지 싶어 귀농했죠. 오랫동안 한살림 조합원이었던 아내 덕분에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일부는 친환경으로, 일부는 관행을 병행하며 농사를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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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한 농약의 위험성
관행으로 농사짓던 품목이 감이었어요. 농협에서 준 농약을 받았는데, 같이쓰면 안 되는 농약 두 종을 함께 준거예요. 받아온 농약을 쳤는데, 감나무가 다 죽어버렸어요. 농협도 저도 몰랐죠. 같이 쓰면 안 되는 농약이 있는지. 감나무가 싹 말라버리는 걸 보고 무서웠어요. 약을 치는 나부터가 위험하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그때 농사짓던 농지 전부를 무농약, 유기로 전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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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막 수확을 시작한 대추
키우는 방식부터 다른 보은 대추
보은 지역은 생대추를 특화 작물로 육성하고 있어요. 보은 대추는 다른 대추에 비해 껍질이 얇고 아삭해요. 그리고 시원한 맛이 있죠. 다른 지역에선 대추를 대부분 예전 방식대로 키워요. 노지에서 대추나무를 키우죠. 대부분 기계로 털어 수확해요. 노지 대추나무는 크기도 크고 생산량도 많죠.
보은에선 생대추를 과일로 여겨요. 그래서 키우는 방식부터 달라요. 대추가 무르익는 시기엔 비를 맞거나 습하면 금방 갈라지기 때문에 비가림 시설에서 재배하죠. 대추에 흠이 나면 금방 상하기 때문에, 손으로 하나씩 따주고요. 그래서 너무 높이 자라지 않게 수형을 유지하는 데 품을 많이 들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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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로 여기고 재배하는 보은대추
매일매일 부지런해야 하는 대추 농사
대추 농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게 빗자루병과 심식나방애벌레인데요. 빗자루병은 걸리면 방제가 어렵고 벌레를 통해 다른 나무로 옮겨가기 때문에 조짐이 보이면 바로 나무를 캐버려야 해요. 심식나방애벌레는 열매속으로 파고 들어가면, 방제가 어려워요. 맨눈으로 확인도 어렵고요. 어느 정도 익어야 구분이 되죠. 그래서 시설에 방충망을 설치하고 애벌레가 들어간 것 같다 싶으면 다 따서 버려요. 부지런히 확인해야 확산을 막을 수 있죠. 싹이 나오기 시작하는 4월 초부터 수확이 끝나는 10월 중순까지는 대추나무 곁에 매일매일 붙어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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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은 공영배 생산자의 농장
수확량은 줄었지만, 맛은 더 좋을 거예요
올해도 생산량이 너무 줄었어요. 비가 너무 많이 왔고 폭염이 길어 열매가 너무 많이 떨어졌거든요.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평균 생산량의 20~30% 정도밖에 수확을 못할 것 같아요. 수확량은 줄었지만 맛있게 잘 익은 것만 선별해 공급하니 맛은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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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 수확량의 7~80%가 줄어든 대추
이 모든 어려움이 기후 위기 때문인 건 맞는데, 기후 변화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잖아요. 그에 맞게 대책을 세우기 위해 시설 투자를 많이 했어요. 내년에는 생산량이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에요. 매번 공급량이 줄어들어서 조합원 여러분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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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원에게 공급하기 위해 꼼꼼하게 선별을 마친 대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