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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우리땅에는 우리씨앗, 한살림우리씨앗농장

2023.10.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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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씨앗농장 대표 안상희 생산자
자연과 사람, 작물과 농부는 오랜 형제사이
작물과 농부는 긴 시간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아왔습니다. 더욱이 작물과 농부는 같은 환경에서 오래도록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성질도 비슷해지고, 그 만큼 서로 닮아가게 됩니다. 그러니 작물과 농부, 자연과 사람은 오래된 친구이자 이웃하고 형제와 같은 사이인 것입니다.
그런데 몇 십 년 동안 작물과 농부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농부들은 더 이상 작물의 씨앗을 받거나 심지 않게 되었고, 작물들은 씨앗을 남기지 못한 채 하나둘씩 잊히거나 사라지고 있습니다. 작물이 씨앗을 남기지 못하면, 우리는 그 작물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고, 농부들은 어쩔 수 없이 먼 나라에서 낯선 작물들을 수입해 먹거나 그 씨앗을 사다가 심어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독한 농약을 머금은 작물, 몸에 나쁜 성질을 가진 작물이 식탁에 오르는 일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뿐 아니라 어떤 나라에서는 여러 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작물의 성질을 마구 뒤섞거나, 심지어 동물과 식물의 성질을 섞어서 괴상한 작물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괴상한 작물이 수많은 토종 작물을 쫓아내고 갈수록 땅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 이어져 온 식물과 농부의 우정은 점점 깨져 버리고, 갑자기 서로를 헤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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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씨앗농장의 토박이씨앗
토박이씨앗을 살리고 이땅의 미래를 지켜온 농민들
농부는 ‘굶어 죽더라도 씨앗을 배고 죽는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개량종자, 화학비료, 농약, 기계를 사용하는 산업농의 흐름 속에서 대대로 물려오던 토박이씨앗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1993년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무려 토박이씨앗의 74%가 사라졌습니다. 그 씨앗에 담겨 있던 우리 농촌공동체의 오랜 전통도 함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1960년대 80% 이상이던 곡물 자급률은 20%대로 떨어졌고, 수입 농산물에 식량을 의존하면서 우리의 삶은 불안해졌습니다. 이 땅의 식량주권과 안전한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은 우리 농민들이었습니다. 10여 년 전 전국여성농민회를 중심으로 여성농민들은 ‘토종씨앗 지키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발품을 팔아 지역 할머니들께 토박이씨앗을 받아 모았고, 지금도 채종포에서 씨앗을 늘리며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밀 살리기’또한 토종씨앗을 되살려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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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씨앗농장의 토박이씨앗
토박이씨앗, 이래서 꼭 필요합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의 대안이 됩니다. 씨앗에 대한 초국적 종자회사의 배타적 권리주장과 국가간 보호정책이 점차 강회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 환경적응성이 우수한 토종씨앗을 살리는 것은 종자주권과 먹을거리를 지켜낼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유전적 다양성은 종자 획일화에 따른 재앙을 막아줍니다. 토박이씨앗을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지키는 것은 특정 병충해로부터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해주고 나아가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시켜줍니다.
해당 지역 생태계 보전과 복원에 큰 역할을 합니다. 토종씨앗은 기후와 토양 등 그 지역의 환경에 적응해 분포하면서 다른 동식물과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해왔습니다. 환경적응성이 뛰어난 토박이씨앗을 살리면 파괴된 생태계의 복원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농업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토박이씨앗은 해당 지역에서 오랜 기간 진화해오면서 기후와 생태적인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유기농법에 잘 적응되어 왔기 때문에 병충해에 대한 수령저항성을 가져 갖가지 병에 걸리더라도 적당한 수확량을 낼 수 있습니다.
농민의 농부권 확보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농민들이 종묘상에서 씨앗을 사다가 심는 상황에서는 농민의 권리, 곧 농부권이란 개념은 찾아보기보기가 힘듭니다. 매년 자기가 심은 씨앗을 갈무리해서 자가채종할 수 있는 농민의 농부권, 토박이씨앗을 통해 가능합니다.
종자은행이 아닌 농업현장에서 살려야 합니다. 종자은행에서의 냉동보존은 씨앗의 생명력을 잠재우는 보존방법입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기후와 토양에서도 사용가능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농민이 실제로 땅에 심고, 씨를 거둬 후손에게 전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필요합니다.

우리씨앗농장 대표 안상희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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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씨앗농장의 토박이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