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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꼬마와땅] 편식하는 아기, 채소와 과일을 왜 안 먹을까요?

2023.09.08 (금)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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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을 시작하게 되면 엄마들은 더욱 바빠지고 고민이 많아집니다. 이유식 책을 꼼꼼히 읽고 각종 채널을 통한 정보 검색부터 주변 지인들의 경험에 귀를 쫑긋 세우며 아기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키우려고 노력합니다. 이 시기의 엄마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아기들의 편식이나 몸무게, 키와 같은 성장발달 관련일 것이에요.

하지만 지난 이야기에서도 말했듯이 아기들은 육아서처럼 정석대로 자라거나 옆집 아기처럼 자라나는 것이 아니죠. 아기들도 저마다의 기호가 있고 타고난 체질이 다릅니다. 후각이 뛰어난 아기들은 향이 강한 채소나 과일을 거부하고 미각이 뛰어난 아기들은 쓴맛이나 신맛의 채소, 과일을 밀어내거나 고개를 돌려버리기도 합니다. 속열이 많은 아기는 유난히 차가운 성질의 채소, 과일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맛에 대한 낯가림, 푸드네오포비아
아기들의 편식을 “푸드네오포비아(food neophobia)”라고 하는데 “네오포비아(neophobia)”는 낯가림 현상을 말합니다. 즉, 아기가 자신의 몸에 맞지 않거나 처음 맛보는 음식에 대해 일종의 방어기전을 발생시키는 것이죠. 사람은 선천적으로 쓴맛이나 신맛을 독으로 인식해 혀에 이 맛이 느껴지면 뱉거나 입을 다물어 버리게 됩니다. 다행히 낯가림은 이 맛과 재료를 자주 접하게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시켜 친근해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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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음식, 첫 인상이 중요해요

아기들의 편식은 엄마나 아빠의 유전자의 영향으로 뱃속에서부터 일정 부분 결정됩니다. 부모가 평소에 싫어하는 채소나 과일을 아기는 잘 먹길 바란다면 너무 과한 기대입니다. 정성 들여 준비한 이유식이지만 아기들이 특정 채소, 과일 이유식을 먹지 않으려고 할 때는 억지로 먹이지 마시고 아기의 기호를 존중해 주세요. 월령에 맞추어 억지로 먹이려고 하면 아기는 커서도 그 음식을 거부하게 됩니다. 첫인상이 안 좋았던 사람이 좋아지기는 쉽지 않듯이 아기들에게 채소나 과일의 첫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첫돌까지의 아기들은 수유 기간이 지나기까지 모유나 분유가 주식이고 이유식은 보충식입니다. 수유로 주 영양분을 공급받고 이유식으로 보충 영양분을 공급받는 것입니다. 이유식은 어른의 식사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므로 아기가 어떤 재료를 거부하거나 잘 안 먹는다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기들의 성장 속도나 그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전에 거부하던 채소나 과일 이유식을 잘 먹기도 하니 아기를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수유기의 채소, 과일 이유식과 충분히 친해진 아기가 완료기와 유아식에서 채소, 과일에 대한 거부 반응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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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과일 이유식, 주의해야 할 것들

채소나 과일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 칼륨, 마그네슘, 항산화제 등의 미량 영양소와 섬유질이 풍부하니 잘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아기들이 이런 식재료를 거부하면 엄마들의 속은 타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골고루 잘 먹어야 쑥쑥 크는데 말이죠.
이때 실수하기 쉬운 것이 채소나 과일을 즙이나 농축음료 등으로 먹이는 것입니다. 생채소나 과일을 농축한 즙은 아기들이 소화할 수 없는 성분들이 들어있거나 질산염 등을 다량 섭취할 수 있어 소화력이 약한 아기들에게는 자극적일 수 있습니다. 당도 높은 과일의 즙은 아기들의 소아 비만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요. 더군다나 시중 제품 중에는 천연 비타민C가 아닌 합성첨가물(구연산)이 포함된 경우도 많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유식 관련 자료를 공부하다 보면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너무 좋은 것들이 많아 고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유식에 이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초기 이유식은 한 가지씩 넣고 만들어 주어 아기들의 아토피나 명현반응을 관찰해야 합니다. 2~3일 정도(잠복기 포함)의 간격을 가지고 아기의 반응을 살펴본 뒤 다음 재료로 넘어가거나 다른 재료를 혼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료를 혼합할 때도 맛이나 향, 식감 등의 조화를 고려해서 만들어 먹이는 센스가 필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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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채소를 먹일 때 ‘왜 다 데쳐서 먹일까’라는 의문도 드실 거예요. 채소나 과일에 있는 영양소는 열에 취약해 가열하면 안 되는 데 말이죠. 생채소나 과일을 바로 먹이면 경우에 따라 채소, 과일 내의 효소가 강력히 작용해 아직 미숙한 아기들의 소화기관에 무리를 주어 설사나 배탈을 유발하거나 아토피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이유식은 수유기 아기들에게 보충식이지 주식이 아닙니다. 전처리를 하여 소량씩 먹이더라도 우리 아기들에게는 충분한 영양보충식이 된답니다.

그리고 아기들이 안 먹다 보니 치즈, 유제품, 면, 빵 등에 채소, 과일을 숨겨서 먹이시는데 무가당, 무염 식재료가 아닌 이런 재료에 아기들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게 되면 아기들의 미뢰세포(혀의 맛 감각 세포)가 파괴되어 이유식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채소와 과일, 단계별 적응이 필요

아기들이 쌀, 찹쌀 등과 친해지면 양배추, 호박, 브로콜리, 감자, 고구마, 완두콩 등의 순하고 맛이나 향이 강하지 않은 채소들로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아기가 잘 적응해 나가면 월령에 맞는 채소들을 차례차례 늘리면 됩니다. 단 시금치, 당근, 배추, 통조림 채소 등 질산염의 함량이 높은 채소는 6개월 이후부터 먹여야 아기들이 빈혈을 일으키지 않아요. 채소는 당연히 건강하게 자란 제철 채소가 가장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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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맛이 달고 채소에 부족한 미량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 아기들에게 필수적이지만 너무 일찍 시작할 필요는 없어요. 채소에 적응시키신 뒤 과일을 먹여야 해요. 과일의 단 맛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아기는 채소의 쓴맛과 신맛을 거부하게 되니 쌀, 채소, 과일의 순서를 기억해 주세요. 사과, 배, 자두 등의 순한 과일로 이유식을 시작하고 아기의 반응을 본 뒤 점차 과일의 종류를 다양하게 늘리면 됩니다. 딸기, 복숭아, 키위, 바나나, 귤, 포도, 토마토는 알레르기 주의 식품이므로 반응을 잘 살피며 먹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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