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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양상추 씨앗 처음 뿌렸던 그 마음으로

2023.01.06 (금)

조회수
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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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문의공동체 허교회 생산자
안녕하세요, 청주 문의공동체 허교회 생산자입니다. 얼마 전 양상추 모종을 키우기 위해 씨를 뿌렸어요. 아직 날이 추워서 물도 살짝 데워서 줘야 하고 하우스 온도 관리 등 신경 쓸 게 많답니다. 2월 중순까지 키워서 밭에 심을 예정이에요. 한살림 생산자는 기름을 써서 가온하면 안 되기 때문에 비닐하우스를 3중으로 두껍게 씌워주고 지하수만으로 온도가 떨어지지 않게 해줘요. 그래서 방심하면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시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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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 작으나 맛있는 양배추
4월 말부터는 양배추 수확을 시작해요. 한 번에 수확하는 채소가 아니라 매일매일 조금씩 수확하는지라 크기가 시기마다 달라져요. 맛과 신선도에 문제가 없는데 크기 때문에 오해받을 때면 조금 속상하죠. 작으면 부드러운 맛으로, 크면 손질이 쉬운 맛으로 맛있게 드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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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양상추 밭
함께하면 어렵지 않아요
우리 공동체에서는 파, 파프리카, 어린잎채소 등 일일 채소를 주로 재배해요. 연중 내내 수확하는 채소들이다 보니 여름, 겨울에 어려움이 많죠. 여름에는 풀과 전쟁을 벌여요. 손 제초를 해줘야 하니까요. 인건비, 자재비가 올라 걱정이 많아요. 기후도 매년 변화의 폭이 커서 예상하기가 힘들고요. 그래서 우리 공동체는 함께 모여 직접 자재를 만들어요. 살충효과가 있는 자리공 뿌리를 캐다가 주정에 우려서 사용하기도 하고, 은행과 은행잎을 우려서 사용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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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파프리카 모종
귀농 그리고 한살림
귀농한 지 약 20년 되었어요. 부모님께서 쭉 농사를 지으셨는데, 이 지역이 상수도 보호지역이라 친환경 쌀을 재배하게 되었어요. 이후 아버지 건강이 갑자기 안 좋아지시고 IMF까지 겹치면서 도시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쪽 일을 하던 제가 내려오게 되었죠. 그러다 저와 나이가 같고, 친환경 토종 농사를 짓는 임종례 생산자를 알게 되었어요. ‘요즘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한살림을 추천했죠. 이미 친환경 작목반 활동을 하던 터라 큰 거부감없이 함께하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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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강풍으로 하우스가 망가졌을때 공동체 회원들이 수확을 돕는 모습
함께 밥 먹는 공동체
친환경 농부들은 잘 먹고 살 거로 생각한다면 오산이에요. 일에 쫓기다 보면 때를 놓쳐 끼니를 자주 거르기도 하고 급하게 때우는 일도 많아요. 그래서 우리 공동체 모임 할 때만이라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자고 마음을 모았어요. 그때부터 월례회의 전, 후에 밥을 해 먹거나, 근처에 맛있는 식당에 가서 함께 식사해요.
끈끈한 문의공동체
우리 공동체는 2009년도에 시작해 현재 8 농가가 함께 하고 있어요. 다른 공동체보다 관계가 끈끈한 편이에요. 아무래도 학연, 지연으로 다 연결되어있는 사람들이라 더 그런 것 같아요. 1년에 한 번은 다 같이 여행도 가요. 작년에는 충북 단양에 가서 정말 농사 생각 내려놓고 푹 쉬고 왔답니다. 사람들이 다들 좋아서 가능한 것 같아요. 다만 젊은 신규 생산자가 없다는 점이 안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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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했던 그 마음으로
올해는 저의 해에요. 제가 바로 63년생 토끼띠거든요. 개인적으로 올해는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했어요.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의 열정을 되찾으려고요. 이전에 프로그래머로 일할 때보다 훨씬 정신적으로 행복해졌어요. 그 마음을 되찾으려고요. 조합원 여러분도 올해는 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