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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귀하게 얻은 고추를 보내드립니다

2020.09.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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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0월호(637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유병태 울진 반딧불공동체 생산자

한살림 생산자로서만 17년째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데, 올해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봄에는 모종을 하루만 일찍 심어도 서리에 얼어 죽고, 여름에는 길고 긴 장마에 연이어 태풍도 오고요. 코로나로 인건비도 많이 오르고,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해 수확도 늦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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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는 덥고 건조한 공기를 좋아하는 작물이에요. 비가 계속 오면 일찍 달린 고추는 물러서 떨어지고, 탄저병도 생기죠. 무엇보다 고추를 네다섯 번은 수확해야 하는데, 날이 흐려서 꽃이 안 피니 고추 자체가 없네요. 보통 8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계속 따는데 올해는 두 번 수확하고 더는 딸 것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관행이나 유기농이나 할 것 없이 고추가 무척 귀해요. 시중 고추는 가격이 작년보다 네 배 정도 올랐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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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한살림은 약정 가격으로 조합원들에게 공급하지만, 생산량 자체가 줄고 농사가 잘되지 못해 품질이 예년만 못할 듯해요. 고추색도 좀 부족하고요. 해를 만들어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같은 하늘 아래 생산한 모든 고추라면 다 그럴 거예요. 좀 부족하더라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소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