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0월호(625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매달 떠나는 생산지탐방이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기에 항상 설레고 행복한 여정입니다. 한살림경남 가공품위원회와 함께한 이번 탐방지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 죽사리에 위치한 ‘예대로식품’이었습니다.
예대로식품은 1989년부터 현재까지 한살림에만 공급하고 있습니다. 40대 후반 풍치로 고생하던 생산자님이 치약을 자제하고 죽염을 사용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은 후 직접 두 번 구운 죽염인 2죽염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습기에 약한 소금 특성상 봄과 가을에만 굽는 작업을 진행하며, 습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포장합니다. 소금은 유약을 바르지 않은 기와와 같은 형태의 타일이 깔린 태안 지역 염전에서, 대나무는 죽제사를 통해 진주와 호남 등지에서 수매하여 사용합니다.
생산지는 가공, 선별, 포장장소가 잘 분리되어 있어 위생적이었습니다. 질 좋은 죽염을 만들기 위해 전기가 아닌 스텐로나 벽돌로에 넣어 굽는 장작화로 방식을 고집합니다. 쇠죽을 끓일 때도 대나무에 소금을 넣어 구워 만들어 쓰던 전통 방식을 따릅니다. 가마는 죽염을 만드는 가마와 구죽염의 9회째 용융과정을 담은 가마로 나눠져 있습니다. 고열을 사용하는 가마는 균열과 파손에 의해 5년에 한 번씩 교체한다고 합니다. 불가마와 오랜 시간 사투를 벌이는 위험천만하고 고된 작업이라 인력 수급이 어려워 가족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생산자님의 말씀에서 고충이 느껴졌습니다.
구죽염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2죽염에서 8죽염까지는 800℃의 온도로 참나무 장작불에 굽습니다. 구죽염은 가마에 송진가루를 집어넣고 1500℃의 고열을 발생시켜 녹여내는 방식으로 이때 송진가루가 단시간에 고열을 내는 데 탁월한 소재가 됩니다.
돌덩이처럼 굳은 죽염은 마치 보석같은 모양에 영롱한 색까지 발해 신비롭습니다. 커다란 죽염덩어리를 분쇄하는 기계는 바람을 이용해 곱게 분쇄된 소금만 빠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분쇄된 소금의 불순물과 스텐로에 남아 있는 녹을 제거하는 자석이 들어 있는 제철기도 사용합니다.
구죽염을 만드는 데는 대략 15일에서 20일가량 소요된다고 합니다. 하나의 물품이 나오기까지 굽고 식히고를 반복하는 쉼 없는 인고의 과정을 들으니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참으로 귀한 물품이라는 것을 한 번 더 느끼게 됩니다.
구죽염 특유의 향은 대나무의 유황성분 때문이며, 천연미네랄이 들어 있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건강염입니다. 죽염으로 양치하는 것을 습관화해서 치석을 제거하고 편도선염과 풍치를 예방하면 어떨까요. 치아를 건강하게 하는 구죽염이 조합원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문진희 한살림경남 가공품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