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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한살림 농사법] 한살림 농사는 달라요

2019.03.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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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생산공동체
한살림 농사는 지역에 기반한 생산공동체 단위로 짓습니다. 단순히 일손이 필요해서가 아닙니다. 생산공동체는 한살림 물품의 생산과 출하를 책임지는 기초 조직입니다. 한 해 작목별로 농사를 얼마나 지을지 공동체를 중심으로 계획합니다.
대부분 마을 단위로 이뤄진 생산공동체는 가까이에 살며 매월 회의를 통해 조합원과 약속한 작물을 함께 생산하고 관리합니다. 친환경 농사에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고, 조합원을 맞이하며, 지역에서 함께 한살림운동을 펼쳐 나갑니다. 한살림 생산자가 되려면 생산공동체에 가입해야 하고, 공동체를 통해 한살림이 추구하는 가치와 생산출하기준 등에 대해 교육과 안내를 받아야 합니다.
혼자라면 더 어려울 친환경 농사입니다. 생명살림을 실천하는 한살림 생산자는 현재 전국 방방곡곡 130여 개 생산공동체에서 함께 농사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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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이격거리
한살림 농사는 농지를 선정하고 관리하는 것부터 까다롭습니다. 건강한 농산물을 위해서는 오염되지 않은 터전을 확보하고, 오염원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주변 관행 농지로부터 농약이 유입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한살림 생산지는 의무적으로 관행 농지와 4m 이상의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것을 ‘이격거리’라 부릅니다. 이격거리는 두 농지 사이에 위치한 수로나 도로 등으로도 확보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요소가 없다면 높이1m 이상의 차단막을 설치해야 하며, 지형상 차단막을 설치하기 힘든 경우 농지 안쪽으로 이격거리를 확보해 그 안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공급하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농지 옆으로 키가 큰 작물을 심고, 이웃한 관행 농가와 수시로 소통하며, 때로는 주변 제초를 책임지기도 합니다. 어렵게 가꾼 친환경 농지에 농약이 유입되지 않도록 생산자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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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잔류농약 검사
먹을거리 사고가 많은 오늘날, 한살림은 정부의 친환경인증에만 의지하기 보다 한살림농식품분석센터에서 진행하는 320종 농약 잔류 여부 검사로 농산물 안전성을 한 번 더 검증합니다.
신규 물품과 농지의 경우 2년 동안 잔류농약 검사를 받아야 하며, 주변 환경이 수시로 변하는 만큼 오래된 한살림 농지라 해도 농약이 날아들 가능성이 있는 곳은 미리 검사를 진행합니다. 특히, 쌀은 매년 수매 시 생산지별로 전수 검사를 실시합니다.
같은 농약이라도 작물에 따라 20ppm에서 0.01ppm으로 잔류 허용 기준이 다른데, 2019년 1월부터 정부는 기준이 없던 작물에는 0.01ppm의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수영장에 물을 가득 채우고 잉크를 한 스푼 반 정도 희석한 농도입니다. 한살림 잔류농약 허용 기준은 친환경인증의 1/20 수준으로, 정부보다 스무배 더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합니다. 또한 사후검사 수치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지 않고 생산공동체의 자주 관리, 실무조직과 조합원의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생산 과정에 대한 신뢰를 더하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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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직접 만드는 친환경자재
농사는 거름을 주어 땅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한살림에서는 시중 유기농자재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직접 만들어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것이 단순히 화학비료의 역할을 대신해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땅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퇴비는 집에서 기르는 가축의 분뇨나 농사지은 쌀겨, 깨를 짜고 남은 깻묵, 근처 목재의 수피나 톱밥 등을 이용해 만듭니다. 농사 전 밭에 넣기도 하고, 농작물이 한창 자랄 때 영양제처럼 뿌려주기도 합니다.
모종을 키워야 하는 생산지에서는 상토를 직접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부의 친환경 인증은 최종 농산물에서만 농약이 검출되지 않으면 되니 발아를 촉진하는 화학비료나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살충제가 뿌려진 상토를 써도 상관없지만, 한살림은 작은 씨앗이 자라는 상토부터 친환경을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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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자가육묘
모종이 농사의 반이라는 말이 있듯, 제때 모종을 심지 못하거나 모종에 문제가 있어 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면 그해 농사는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중 농가 대부분은 모종을 육묘장에서 사옵니다. 하지만 한살림 생산자는 농사의 시작인 모종을 직접 기릅니다. 바로 한살림이 지향하는 자가육묘 원칙입니다.
씨앗이 싹을 틔우는 것은 잠재된 생명이 깨어나는 것과 같아 몇 개나 싹이 틀지, 싹이 터도 모종으로 건강하게 자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구마다 하우스 한 동은 육묘 전용으로 남겨 필요한 양보다 훨씬 더 넉넉하게 씨를 뿌립니다.
싹 튼 새싹은 여리고 온도와 수분, 병충해 등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온도를 확인하고, 물을 주고, 벌레를 잡습니다. 모종을 사다 쓰면 수고도 덜하고 비용도 덜 들겠지만 친환경 모종이라 해도 어떻게 키웠는지 확인 할 수 없습니다. 발아를 촉진하고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화학성분에 기대어 싹을 틔운 모종보다 2~3개월 동안 정성스럽게 돌보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라난 한살림 모종이 더 튼튼하고 건강한 작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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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화학합성농약 금지
한살림은 친환경이란 말이 없던 때부터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 가깝게 농사지어 땅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한살림 생산자는 제초제와 성장조절제, 토양소독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방제가 필요한 과실류 농사에도 이 기본 원칙을 따르고, 고독성, 발암성으로 분류되는 금지 농약 100여 가지를 제외한 농약을 연 6회 미만으로만 사용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한살림 생산자들은 일일이 풀을 베고 벌레를 잡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우렁이와 오리로 논의 잡초와 해충을 잡고, 천적을 이용해 진딧물의 확산을 막기도 합니다. 석회보르도액 등 친환경유기자재로 병충해를 예방하고, 자닮오일, 난황유 등 일부는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국가에서 인증받은 친환경자재더라도 수입산 자재는 지양합니다. 친환경자재는 화학농약에 비해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한살림 생산자는 생명을 살리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사명감으로 기꺼이 어려운 길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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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지역 자원 순환
수입 먹을거리 대신 국산을 우선하는 한살림은 농사를 지을 때도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것을 얻는 지역 자원 순환성을 지향합니다.
근처에 흔한 나무나 풀, 농사짓고 남은 작물 등을 퇴비로 되살리며, 먼 곳에서 가져 온 수입 사료 대신 국산 작물을 넣은 사료를 만들어 사료자급률을 높이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괴산, 아산, 의성, 제주 등 일부 공동체와 한우 농가에서는 한살림 농사에서 나오는 볏짚, 쌀겨 등을 다시 소에게 먹여 지역의 자원을 순환시키는 경축순환농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에게서 얻은 축분은 퇴비로 만들어 농사에 다시 이용합니다. 유정란 역시 직접 기른 풀사료를 먹이고 계분은 농산물의 퇴비로 되돌립니다.
함께 농사짓는 지역과 공동체에서 얻은 자원을 활용해 버려지는 것을 줄이고 환경은 살리는 농업과 축산의 순환을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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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제철 생산
농업기술의 발달로 계절에 관계없이 필요한 농산물을 구할 수 있는 요즘입니다. 시중에서는 파프리카, 토마토, 고추 등을 사계절 내내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살림은 물품의 계절성을 우선해 같은 친환경 농산물이라도 제철 생산이 기본입니다. 이에 혹한기 동해 방지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한살림은 화석연료를 이용해 하우스 안의 온도를 높여 작물을 키우는 ‘가온재배’를 지양하고 있습니다.
대신 보온을 도와주는 담요, 부직포 등으로 작물의 생육 온도를 유지하며, 하우스 위로 지하수를 순환시켜 실내 온도를 높이는 수막재배를 하기도 합니다. 보일러나 온풍기 대신 생산자의 수고와 정성을 더해 자연의 흐름대로 키운 물품은 추운 지역과 따뜻한 지역을 고려해 순서대로 공급한 뒤 작기가 끝나면 공급을 종료합니다.
추위를 견디며 작물 스스로의 힘으로 자라난 농산물은 제때 무르익은 생명력이 깃들어 있을 뿐 아니라, 재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지구 환경까지 생각한 진짜 친환경 농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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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호르몬제 금지
식물에 존재하는 호르몬이나 화학적 구조가 유사한 합성호르몬을 이용해 식물의 생육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용도의 농약을 흔히 생장조절제 혹은 호르몬제라고 부릅니다.
호르몬제는 열매채소, 과일 등의 농사에 주로 이용되는데, 호르몬제를 사용해 열매가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고, 익은 것처럼 색을 입히며,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농산물을 동시에 수확할 수 있습니다. 사과의 경우에는 ‘스마트처리’라는 호르몬제로 사과에 존재하는 에틸렌 성분을 억제해 오랫동안 저장해도 아삭거리는 식감을 낼 수 있습니다.
한살림은 호르몬제가 식물의 생리작용에 관여하는 만큼 우리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을뿐더러, 자연의 흐름대로 자란 농산물이 건강한 먹을거리라고 생각해 호르몬제 사용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호르몬제는 벌이 없이도 수분이 돼 열매가 열리고 외형을 크고 우수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씨앗이 없거나 열매 안에 홈이 생기고 밀도가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벌이 날아다니며 수분을 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열매를 익혀 인위적인 후처리 없이 우리에게 오는
한살림 농산물은 조직이 치밀하고 열매 본연의 맛과 향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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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한살림 참여인증
친환경 농업은 건강한 생태계와 환경을 위해 합성농약,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한살림 생산자들은 처음 한살림을 시작할 때부터 땅을 살리는 친환경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이후 국가적으로 친환경인증제도가 도입되며 유기, 무농약 등의 말은 확대되었지만, 농사의 친환경성이 땅을 살리는 일련의 과정과 노력보다 유해물질이 없는지 등 검사 결과와 안전성으로만 집중되어 왔습니다.
한살림은 이러한 친환경인증제도를 넘어 생산과정 전체를 기준 삼아 인증을 부여하는 참여인증을 도입하고자 합니다. 참여인증은 생산공동체 단위로 주체적인 점검을 진행하고, 생산자-조합원-실무자로 구성된 자주점검단이 농사 현장에 방문해 살펴보며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함께 개선점을 찾아 나갑니다.
올해는 총 26개의 생산공동체가 참여인증에 함께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점차 확대해 생명살림운동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한살림 고유의 인증제도로 정착시키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