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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올 겨울은 왠지 더 따뜻합니다. 우리 함께하기에

2018.12.07 (금)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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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한살림천안아산 농산위원들은 현미핫팩을 만들 준비로 분주해집니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재래시장 포목점에서 순면 원단을 구입해, 사무국 회의실에 모여 재단하고, 재봉틀로 박고, 현미를 담은 다음, 재봉질로 마감합니다. 보기에는 간단하지만 400개를 만들려면 농산위원 7~8명이 4~5일은 만나 작업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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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동안 계속 손발을 맞추다 보니 이제는 제법 일이 손에 익었습니다. 제일 무서운 사람은 위원회의 막내입니다. 재봉 상태를 꼼꼼히 검수한 막내 위원이 “다시”를 외치면 다 뜯고 다시 박아야 합니다. 다들 긴장하며 막내 위원의 입만 쳐다보는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얼마나 웃음이 날까요.
농산물위원회에서 현미핫팩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우리쌀 소비를 위해서였습니다. 쌀 소비를 위해 김밥 500줄도 싸서 팔아보고 떡이나 쌀강정, 식혜 등을 만들어 내놓아도 봤지만 현미핫팩을 만드는 것이 제일이었습니다. 현미핫팩 한 개당 평균 1.8kg의 쌀이 들어가니 해마다 쌀팩만으로 80kg 쌀 10가마가 소모됩니다. 처음에는 ‘먹는 쌀을 어떻게’라며 염려하는 분도 있었지만 생각을 조금 달리하니 아주 유용한 쌀 소비법이 되었습니다.
라돈이나 모나자이트가 들어간 대부분 생활용품에서 방사능이 검출된다고 합니다. 찜질팩도 예외가 아니어서 중금속 등 환경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만든 현미핫팩은 건강한 한살림쌀로 만들고 어떤 유해물질도 없어 인기가 좋습니다.
재료비 정도만 받고 판매하지만 워낙에 개수가 많다 보니 수익금이 적잖이 생깁니다. 수익금 전액은 도움이 필요한 분에게 기부합니다. 우리쌀을 소비하는 기쁨에 생필품을 직접 만드는 기쁨, 그리고 수익으로 남을 돕는 기쁨까지 더해지니 보람과 자부심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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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핫팩 시즌이 지나고 날이 더 추워지면 가슴 훈훈해질 또다른 일이 찾아옵니다. 농산물위원회는 올해로 4년째 아산청년생산자위원회와 배추 파종부터 정식, 수확까지 함께하고, 그 배추로 만든 김장김치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한살림 정신을 되새기고 실천하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활동입니다.
김장은 오래된 주부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조금 힘들어도 더 많은 분께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김장하는 배추 포기 수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올해는 650포기 정도 김장을 할 예정입니다. 적지 않은 양이지만 우리 농산위원과 청년위원이 한마음으로 하기에 부담은 크지 않습니다.
‘천하무적 줌마쓰’. 한살림천안아산에서 우리 농산물위원회를 부르는 말입니다. 노동의 땀방울을 통해 땅과 농업과 생산자에 대한 감사함을 익히고 생명의 원리와 생태적 소양을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정말 멋지지 않나요?
한살림 농산물위원회 활동은 나를 성장시키고 우리를 성숙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나비효과처럼 나와 주변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활동입니다. 함께 만들어요, 아름다운 세상.

김미경 한살림천안아산 농산물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