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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오염수 문제의 본질은 ‘핵발전’

2023.08.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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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 ‘일본오염수해양투기저지 전국행동'에 참여한 한살림 조합원 및 구성원
일본 정부는 8/22 오전 각료회의를 마친 뒤 일본 후쿠시마 제 1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8/24일부터 방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사고 원전에 직접 노출된 오염수를 방류하는 경우는 지구상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일본 어민을 포함한 자국민 및 주변국 시민들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은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수산물 생산자/종사자의 생계, 우리의 밥상, 그리고 바다 생태계의 실제적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원전 부지에 쌓여있는 130만여 톤의 방사성 오염수를 최소 30~40년간 방류하겠다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원전이 완전히 폐로가 되지 않는 이상, 30~40년 이후에도 언제 방류가 멈출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방류 개시 전, 개시 이후라도 조속히 방류를 중단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야 합니다. 

한살림은 1989년<한살림선언>을 통해 냉전체제 이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구호 아래 시작된 '핵무기'와 '핵발전'의 위협을 꾸준히 경고해 왔습니다. 
아래는 지난 8/12에 열린 '핵발전이 문제다!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하고 탈핵으로!' 대회의 한살림 발언문입니다(발언자: 한살림연합 환경활동회의 김은영 의장).  먹거리의 안전과 생태계 보호는 가치중립적인 기본권입니다. 이날의 발언을 되새기며 한살림은 앞으로도 오염수해양투기 및 핵발전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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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은영 한살림연합 환경활동회의 의장
[한살림 발언문] 오염수 문제의 본질은 ‘핵발전’

발언에 앞서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희생자들과
뭇 생명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수습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당시 발생한 피난민 17만 명 중 3만 8천여 명이 아직도 고향인 후쿠시마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사고 수습과 폐로는 고사하고 매일 140톤 이상 발생하는 방사성 오염수를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올여름 해양 투기를 추진해 왔습니다. 빠르면 이달 하순 경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하겠다고 합니다. 모든 위험에 대비해 설계했고 어떤 재난에도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핵발전소를 지었지만 대비가 무색하게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고, 사고 발생 후 12년이 지난 지금도, 아니 몇 십 년이 지나도 사고 수습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한 번 일어나면 인류의 재앙이 되고 마는 핵발전소 사고는 이렇게 무섭습니다,

현재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내 1,000여 개의 탱크에 보관 중인 130만 톤이 넘는 방사성 오염수는 그냥 하루 이틀 버려지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국제기준은 해양 핵실험이나 해양투기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는 핵이 인류와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만든 약속입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안전성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오염수를 최소 30~40년간 태평양으로 방류한다고 합니다. 3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오염수로 인해 일어날 생물학적 농축과 생태계 전체에 대한 환경영향은 제대로 평가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역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오염수가 안전하다, 안심할 수 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나요?

일본의 오염수 해양투기를 막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가 해양으로 투기된다면 현재 전 세계 41개국에서 가동 중인 412기의 원자로에서 정상적으로 운전 중 냉각수로 사용된 물 뿐만 아니라, 폭발한 원전에서 녹아내린 핵연료에 직접 닿은 오염수의 해양 투기를 합법화하는 선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도 저만큼 버리니 우리도 이만큼 버리겠다, 다른 나라들도 다 버리고 있는데 왜 일본만 가지고 그러느냐는 식의 논리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막아야 합니다. 네가 버리니 나도 버리겠다가 아니라 반대로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도 막고, 일상적인 원전 냉각수 배출도 줄여가자는 식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매일 발생하는 오염수는 다핵종 제거설비인 ALPS를 거치더라도 여전히 수많은 핵종이 포함되어 있는 핵오염수입니다. 현재의 기술로는 그나마 육지의 탱크 안에 보관해 방사능 핵종이 반감기 등으로 줄어들게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더욱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본 정부는 탱크를 보관할 장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생명의 바다에 핵오염수를 버리겠다고 합니다. 이는 바다를 터전으로 하는 생명들과 바다와 연결된 생명들을 위협하는 범죄행위입니다.

우리의 싸움이 단순히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를 저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는 근본적으로 반생명적 에너지인 ‘핵발전‘에서 비롯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드시 막아내고,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핵발전소 문제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기후 위기가 심화되어 가는 현재의 우리에게 더 필요한 건 ’원전‘이 아닌 ’안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생명의 바다에 아무것도 버리지 마라!
안전한 핵오염수는 없다!
생명의 바다는 핵폐기장이 아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는 육지에 보관하라!


발언 : 김은영(한살림연합 환경활동회의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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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 당일 현장에 참여한 한살림 조합원 및 구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