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생산자공동체 곽노범 생산자
안녕하세요. 원주생산자공동체 곽노범 생산자입니다. 17년 전부터 오디나무를 심어서 친환경으로 길러오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한살림에도 공급하기 시작했어요. 보통 농가에서 ‘수퍼왕오디’라고 엄지손가락만한 품종을 키우는데 저는 ‘청수’라는 품종을 키웁니다. 수퍼왕오디보다 크기가 작아 손이 많이 가지만 당도가 매우 높아요. 농사를 혼자서 짓다 보니 손이 부족해 냉동 오디로 공급해요. 지금 한창 수확 중이고 6월 25일까지 한살림에 보낼 예정이라, 7월 초에는 만나보실 수 있어요, 올해 공급량은 500kg으로 소량이지만 정성껏 기른 당도 높은 오디이니 꼭 맛보아 주세요.
사진1. 가지를 치고 잎을 따줘서 햇볕을 잘 받고 자라는 오디
친환경 오디 농사 17년 차의 자부심
이십 대 때부터 농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약 40년 전에 제가 스물네 살 때, 영농후계자로 선정되어 효소 농법을 시도했어요. 그땐 친환경 개념 자체가 없었던 때라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잘 안됐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은퇴 후에 어떤 농사를 지을까 계속 탐색해 왔어요. 그러다 2006년도에 오디나무를 심었죠. 오디가 다른 과일보다 상대적으로 병충해가 적어서 친환경 농사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원주에 오디를 생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그렇게 열 그루를 심어 10년 정도 연구하다가 ‘이 정도면 되겠다’ 싶어서 회사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오디 농사에 뛰어들었어요. 2016년도에 350그루를 심었고 2018년부터 오디 생산을 시작했어요. 2020년부터 유기 전환을 신청해 올해 5월 7일부터 유기농 표시를 하고 있어요.
당도를 높이는 비법, 가지치기
당도를 살리는 저만의 방법이 있는데, 묵은 가지에서는 오디를 따지 않습니다. 6월 말 수확이 끝나면 7월 5일 전까지 잔가지들은 싹 잘라줍니다. 가지치기를 해주면 햇볕투과율이 높아지고 열매에 가는 양분이 많아서 다음 연도 수확물의 당도가 올라가죠. 과일의 당도는 곧 햇빛이거든요. 또 수고(나무의 높이)가 높아지지 않으니 작업하기도 편해요. 처음에는 나무를 잘라낸다고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원주의 오디 재배 농가가 모두 저의 방식으로 합니다.
잎을 떼주고 부직포 바닥을 덮는 친환경 방제법
오디는 ‘균핵병’과 ‘응애’라고 병충해가 있습니다. 응애는 허옇게 그물망을 만드는 벌레로 나무의 성장에 지장을 줘요. 잎의 즙을 빨아 먹는데 묵은 잎은 안 먹고 새순을 먹어요. 그래서 가지에서 잎을 3-4개만 남겨놓고 다 뜯어내어 응애가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요. 결과적으로 또 햇빛 투과율이 높아져 당도가 더 높아지게 되었죠.
오디의 균핵은 겨울동안 땅에서 월동하고 아지랑이 피어오를 때 포자가 터져서 나무에 붙어요. 그래서 포자가 터지기 직전, 땅에 부직포를 덮어버려 균이 올라오지 못하게 해요. 매년 같은 방식으로 방재하다 보니 이제는 균의 95% 이상이 차단된 상태입니다. 이렇게 오디를 관찰하고 연구해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 번도 화학비료나 농약 같은 걸 사용한 적이 없어요. 친환경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농사를 짓고 있죠.
동의보감에 보면 오디는 당뇨병에 좋고 오장에 이로우며 귀와 눈을 밝게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또 오래 먹으면 백발이 검게 변하고 노화를 방지한다 나와있어요. 노화억제물질이 포도의 23배가 들어있다고 해요. 오랜 기간 연구해서 건강하게 기른 오디 많이 드시고 활력 충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