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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옷보따리를 잔뜩 들고 오는 학생들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2023.04.24 (월)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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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되살림 참여 조합원 인터뷰, 정진화 선생님

정진화 선생님은 올해도 학교 아이들과 모은 옷을 한가득 차에 싣고 한살림 매장으로 가져오셨습니다. 코로나 이후 생긴 환경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이제 학교 아이들과 매년 옷되살림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집과 학교를 넘나들며 지구를 위한 실천을 하고 계신 정진화 조합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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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인천 효성고등학교 학생과 선생님, 사진 제일 오른쪽이 정진화 조합원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 효성고등학교 재직 중인 교사이자, 살림하는 엄마이자, 한살림 조합원인 정진화입니다. 저는 ‘살림’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참 좋아하는데요, 예전에는 살림을 그저 ‘집안 살림’ 정도라고만 생각했는데 아이를 낳고 팬더믹을 겪으며 그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살림’은 지구를 살리고, 주변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며, 교육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한살림과도 만나게 된 것 같아요.

옷되살림 소행성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코로나 팬데믹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네요. 코로나를 겪으면서 그 당시 팬데믹의 원인, 기후위기에 대한 쏟아질 듯한 정보를 들었고 그러면서 제 일상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나 역시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데 내가 먹고 마시고 입고 쓰는 모든 소비의 종착지가 쓰레기였음을 알았습니다. 뭔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후 제가 할 수 있는 것들부터 막 해나갔던 것 같아요. 분리배출을 철저히 하고, 택배를 줄이고, 대형마트에도 안 가게 되었어요. 배달제로(Zero), 용기내용기, 텀블러 등 다회용기 사용, 소창행주와 가제수건 사용, 재봉 등을 시작했고, 식탁도 최대한 채식 식단으로 바꿨어요. 가급적 공정무역제품을 사고 유기농 매장을 이용하고 옷·신발· 가방 등을 당근마켓을 통해 혹은 주변에 나누고 비우는 일상으로 바꿔갔습니다. 옷되살림도 그 중 하나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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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옷되살림에 참여하는 학생들(인천 공촌초, 산곡북초, 효성고, 청학초, 만수북초, 동탄 나들목교회에서 함께 참여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참여하면서 어떠셨나요?
집에서뿐 아니라 제가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도 실천을 이어가고 싶어서 학교에서 환경동아리를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한살림 옷되살림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재작년엔 동아리 아이들과 사부작사부작했다면, 올해는 전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각 반의 그리너리(Greenery)와 반장을 통해 홍보를 하고, 패들렛(Padlet)에 인증하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가정에서의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우렁각시마냥 아침 일찍 옷보따리를 잔뜩 두고 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진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이 활동의 의미를 전교에 전달하는 것이 쉽진 않았어요. 그래도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써서 홍보했지요.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학생들의 참여율이 아주 높진 않았어요. 학생들은 시민으로서 지역사회, 나와 연결된 공동체 혹은 지구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기후위기, 패스트 패션산업, 과잉 생산과 소비의 문제를 다루지만, 학생들에게 자신의 문제로 와닿지 않는 것 같아요. 입시 위주 교육,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 것이 좀 안타까워요.
활동하고 계신 기후생태환경 모임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2년 전 제가 활동하는 ‘교사선교회’라는 단체에서 환경 특강을 열었고 사후 모임으로 환경에 관심있는 선생님을 초대했습니다. SNS로 뭉친 교사들 간의 실천적 연대라고나 할까요? 처음 시작은 18명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62명 정도 이 방에 함께 하고 계세요. 서로의 존재가 무척 힘이 되고 있어요. 올해 옷되살림 소행성도 이 모임에 함께하는 인천공촌초, 산곡북초, 효성고, 청학초, 만수북초 그리고 동탄 나들목교회에서 함께 하셨어요.
나 혼자 외롭고 싸우는 것 같으면 쉽게 포기하게 되잖아요. ‘교육을 통해 어떻게 이 부분을 다룰까’를 함께 고민하고, 실천을 통해서 힘을 모으고 있기에 저도, 같이하는 선생님들도 의미있는 ‘살림’을 학교 현장과 가정에서 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살리는 일에 동참하고자 마음을 쏟고, 작은 쓰레기 하나도 허투루 보지않는 그 세심한 마음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아끼는 공동체이자 모임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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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함께 모은 옷과 자원순환을 알리는 학교 게시글
한살림이나 다른 조합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먼저 한살림에는 포장 플라스틱 재순환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아요. 벌크 형태로 무포장 판매도 있으면 좋겠어요. 먹거리 측면에서는 갈수록 알레르기나 아토피가 많아지는데 채식, 건강한 비건 제품이 더 다양해지면 좋겠습니다.
저도 첫 시작은 아기 이유식이었습니다. 단순 소비자였죠. 그저 먹거리를 선택하는 한 영역이였는데 알고 보니 한살림은 공동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무엇보다 생명이 자라는 땅을 지키는 공동체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소비자를 벗어나 공동체원으로서 지역모임 활동에 참여해 보시고 의미있는 활동(옷되살림, 우유갑 멸균팩 수거, GMO불매운동, 기후밥상운동 등)을 통해 연대하면서 지구 돌봄, 살림을 함께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소신을 갖고 정직하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주시는 생산자님들, 이를 소비자와 연결하여 혜택을 누리게 해주시는 활동가님들, 한살림의 먹거리를 감사하게 여기고 가정 안에서 가족들을 위해 살림을 하시는 부모님들, 모든 분께 참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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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함께 참여한 여러 학교의 옷되살림 활동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