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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전 국민을 건강하게” 만드는 생산 철학

2024.10.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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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일군 자연을 오롯이 담아 매일을 응원하는 한살림의 브랜드 ‘건강한보’가 11월 첫 선을 보인다. 흑염소진액을 비롯해 여러 ‘건강한보’ 물품을 생산하는 성마리오농장. 가공 생산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김바오로 생산자를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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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마리오농장 김바오로 생산자
농사꾼에서 가공 생산자가 되기까지
성마리오농장의 대표, 김바오로 생산자는 10대에서 30대까지의 시절을 오롯이 농사로 보냈다. “저는 이 일을 하기 전까지는 농사꾼이었어요. 아버지께서 유기 쌀을 직접 농사지으시면서 농민운동과 우리밀살리기운동을 하셨거든요. 1994년도에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지셨을 때 제가 열다섯 살이었는데, 그때부터 낮에는 농사짓고 저녁에는 공부하는 생활을 했어요. 군대에 다녀온 이후부터는 완전히 농장을 도맡았죠.”
이후 주변 어른들이 이어준 귀한 인연으로 한살림을 만났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문구가 참 좋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지향하던 ‘공동선’과도 맥락이 같았다. “한살림이 추구하는 가치가 참 좋더라고요. 오랜 조합원이기도 했고요.”
2023년 성마리오농장은 순창으로 확장 이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원료를 가까운 곳에서 수급하기 위해서다. “가공 물품은 원료가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전국에서 흑염소 생산량이 가장 많은 전라남도, 전라북도의 경계인 순창으로 왔어요. 고성 산골짜기에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전국에서 손꼽는 규모가 되었네요. 1차 원료를 생산하는 농민 그리고 조합원 사이의 가공 생산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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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마리오농장의 ‘건강한보 흑염소진액’
자주기준부터 시작한 한살림과의 인연
이전까지 한살림에서 공급하지 않았던 흑염소진액을 처음으로 개발, 생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전에는 없었던 물품을 공급하는 만큼 더 큰 공을 들여야 했고, 먼저 한살림 흑염소 자주기준을 마련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기존 한살림 축산처럼 Non-GMO 사료를 먹이고 무항생제 인증 이상의 축산 방식으로 기준을 잡았다. 그다음은 가공. 한의사 및 관련 교수진과 협업하며 원료 배합과 생산 방식을 조금씩 바꿔가며 수없이 연구한 끝에 2년 만에 흑염소진액을 완성했다. “확신이 들면 바로 밀어붙이는 성격이에요. 2017년 한살림 가공품위원회를 통해 조합원 심의 과정을 거쳤고, 만장일치로 통과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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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 좋은 한약재를 엄선하는 생산자의 손길
성마리오농장의 건강한 생산 철학
‘전 국민을 건강하게’를 사훈으로 삼는 성마리오농장에서 물품을 생산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일은 무엇보다 좋은 원료를 구하는 일이다. 한약재는 법적 등급 기준이 없지만, 김바오로 생산자는 자연산 또는 우수한 품질의 한약재만 고집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원재료가 좋아야 몸에도 좋아요. 국내산 약재 중에서도 자연산을 우선으로 쓰고, 품질이 별로인 약재는 다 돌려보내요.”
두 번째는 우리 농민에게 도움이 되는 원료를 쓰는 것이다. 성마리오농장과 흑염소 작목반 20곳은 서로 상생하고 공존하는 관계다. 그래서 최저 생산비 보장과 책임 소비, 두 가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고자 한다. “어떻게 보면 농사꾼의 결실을 수매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만큼 저희도 책임을 같이 지는 거죠. 저도 한때 농사꾼이었기에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김바오로 생산자는 정직한 원료로 만든 물품, 조합원에게 감동을 주는 물품, 한살림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물품을 만드는 것이 한살림 가공 생산자의 기본자세라 여긴다.
세 번째는 맛이다. 매일 챙겨 먹는 물품인 만큼 맛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흑염소진액은 3단 필터링과 냉각 및 원심분리기로 잡내를 제거해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아무리 건강한 음식이어도 먹을만해야 해요. 거부감이 들면 꾸준히 먹기 힘드니까요. 그래서 한살림 봉봉공동체의 꿀을 많이 씁니다. 거의 자매결연을 맺은 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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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마리오농장에서 생산하는 건강한보 물품
• 국산 흑염소와 11가지 국산 한약재로 만든 ‘흑염소진액’
• 국산 무항생제 닭발과 12가지 국산 한약재로 만든 ‘우슬계족진액’
• 국산 백하수오에 벌꿀, 대추, 오미자청를 더해 만든 ‘백하수오진’
초지에서 방목하여 키우는 흑염소
김바오로 생산자가 함께 만든 한살림 흑염소 자주기준은 동물복지를 기본으로 한다. 먹이, 물, 건강관리, 사육시설, 사육밀도, 운동장 등 모든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사료는 Non-GMO 원료로만 영양 균형에 맞게 배합한다. 일정량 이상의 건초 등 풀 사료를 먹이고, 항생제 및 성장촉진제는 당연히 사용하지 않는다. 품종은 무조건 재래 흑염소여야 하며, 모색이 갈색 또는 백색이 섞인 호주산 보어(boar) 품종은 전혀 취급하지 않는다. 또한 흑염소 함량을 높이고 특유의 냄새는 없애기 위해 거세 숫염소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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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를 방목 중인 전북 순창군 길재 흑염소농장
“처음 함께 시작했던 흑염소 농장들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직접 전국의 농장을 찾아다니며 생산자의 생산 철학을 들어보고 손잡은 곳이죠. 여러 농장을 접하고 나니 생각지 못한 중요한 부분도 알게 되었어요. 방목할 수 있는 넓은 초지 그리고 연중 긴 시간 풀이 자라는 따뜻한 지역이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지금은 총 20농가에서 흑염소를 공급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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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마리오농장에서 사용하는 한약재들
끝없는 배움의 길
김바오로 생산자는 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 학자금 대출을 받아 야간대학을 다녔다. 바쁜 시간을 쪼개가면서까지 공부를 놓지 않았던 이유를 물었다. “제가 농장을 맡았을 무렵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이 본격 적용되던 때라 관련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니던 경영학과를 그만두고 식품학과로 편입했죠. 그때는 하루 2~3시간씩 쪽잠 자며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공부했어요.”
학사 4년, 석사 2년, 박사 3년. 도합 9년간의 긴 여정이었다. 현재는 한의학 박사과정을 진행 중이다. 공부에는 끝이 없기에 지금도 주변 한의사 및 관련 교수진과 교류하며 여전히 공부와 연구를 놓지 않는다.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하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잖아요. 이렇게 해야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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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보 물품을 생산하는 모습, 김바오로 생산자와 성마리오농장 직원들
조합원의 응원, 가공 생산자의 책임감
성마리오농장의 열렬한 매장 방문 활동은 조합원 사이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김바오로 생산자는 유난히 기억에 남는 조합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90세가 넘으셨는데도 매일 자전거를 타고 오는 분이 계세요. 아들한테 용돈을 받아 흑염소진액을 사시는데, 집에 가시는 길에 지나가는 분마다 붙잡아서 홍보를 해주셔요. 한 노인정 회장님은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 예약을 잔뜩 받아서 매장에 오세요. 감사한 마음에 노인정까지 배달을 해드리기도 하죠.” 조합원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생산자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매장에서 만나면 고맙다고 직접 표현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온 가족이 계속 믿고 먹을 수 있게 앞으로도 정직하게 만들어 달라는 부탁에 생산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요.

조합원들과의 첫 만남은 한살림경기남부 지역이었다. 성마리오농장이 물품을 공급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매장에 방문해 달라는 제안이 왔다. 김바오로 생산자는 모든 매장을 공평하게 가야겠다고 생각해 당시 한살림경기남부 매장 8곳을 전부 방문했다. 조합원들의 호응에 힘입어 2018년에는 365일 중 311일을 전국을 다니며 매장을 방문했다. 하루에 한 매장씩,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온종일 매장에서 조합원을 만났다.
“매장을 방문하며 만났던 조합원들의 따뜻한 마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어요. 그때를 떠올리면 가공 생산자의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이 더욱 굳건해지죠. 앞으로도 저는 이 땅의 농민 그리고 조합원분들만 보고 이 길을 뚝심 있게 걸어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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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농사꾼의 마음으로 물품을 생산하는 김바오로 생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