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18일 한살림과 한국희망재단은 '아시아 유기농업 생산자 초청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인도, 네팔, 태국, 라오스, 버마(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등 7개국에서 온 23명의 유기농업 생산자들이 참석하여, 유기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탐구하고 각국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연수 프로그램은 한살림과 한국희망재단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국제 연대와 민중 교류행사로 각국의 유기농업 생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인도 달리트 여성 유기농업 활성화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한살림은 유기농업의 중요성과 민중의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 아시아 유기농업 생산자 초청 연수 프로그램 참가자들
첫째날, 한살림의 열정을 공유하다
첫날 오리엔테이션에서는 한살림의 역사와 운동에 대해 소개하고 각국 참가자 소개가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번 교류 활동을 통해 한살림이 확산해 온 유기농업의 가치와 활동, 지역사회 청년 농부들의 경험을 배우고 돌아가 각 나라에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권옥자 한살림 상임대표가 해외 유기농업 생산자, 활동가에게 환영 선물을 나누고 있는 모습
둘째 날, 종자의 힘 우리씨앗농장에서 찾다
괴산 우리씨앗농장에 방문해 토박이씨앗살림운동 현황을 공유했습니다. 토종종자를 지키고 보급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듣고 직접 토종 감자를 수확해 보기도 했습니다. 오후에는 토박이 씨앗 교류회를 통해 각 나라의 토종종자 보존 활동을 공유했습니다. 태국의 단체 ‘메콩 노마드 오가닉 팜’은 메콩강 근처에서 유기농업을 실천하며 토종씨앗을 보존하고 있는데, 2019년 한살림과 교류 활동 프로그램 참여 후 고국에서 5명의 청년과 함께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히 상추와 오이를 재배해 지역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라오스의 경우 상추, 콩, 망고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고 좋은 토종종자를 채종하기 위해 토양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의 단체 HRDF는 작은 규모의 종자은행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100여 가지 채소의 종자를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유기농업을 통해 달리트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 안상희 대표농부(우리씨앗농장)가 토종종자로 가꾼 텃밭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셋째날, 청년 농업인 미래를 함께 그리다
참가자들은 괴산의 청년 공동체(느티나무 공동체)를 방문해 유기농업의 미래를 함께 그리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한살림의 참여인증을 소개하고 운영 방식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 참여인증을 받은 블루베리 농장을 견학했습니다. 한살림 참여인증팀 이창배 팀장은 “참여인증은 결과 중심의 인증에서 벗어나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기준을 세우고 지키는 자주 인증제”이며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관리하고 점검하며 신뢰를 쌓으며 과정 중심으로 평가하는 제도”라고 말했습니다. 인도의 한 참가자는 “인도도 국가 인증제도가 있지만, 형식적이라 인증을 받기가 어렵다”며, “한살림 참여인증 시스템과 같은 자체인증 시스템을 고려해 봐야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괴산 느티나무공동체의 블루베리 농장 견학 후 찍은 단체 사진
이후에는 그룹을 나누어 각국 유기농업 청년 생산자, 활동가로서 직면한 어려움을 나누고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도, 네팔 참여자들은 땅과 정부 정책 지원 문제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인도 참여자는 “인도 농부가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고 대부분 지원이 대지주에게 집중된 점, 소작농은 언제라도 땅을 빼앗길 수 있고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점 등이 청년들로 하여금 농업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없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부 정책 변화와 더불어 청년 인식 개선 촉진도 필요하다며 NGO와 시민사회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 태국 참가자들은 농촌 내 청년 시설 및 교육 부족 문제를 공통 관심사로 꼽았습니다. 발표로 나선 참가자는 “청년들이 교육에서 소외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NGO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찾아가는 교육을 통해 효과성을 높이고 농촌지역 여성과 성소수자를 위한 교육과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라오스, 버마(미얀마) 그룹은 농촌지역 내 청년 유치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발표자는 “농촌 지역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청년들이 도시로 떠나고 있다”며 지역을 위한 충분한 지원과 일자리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NGO의 교육과 커뮤니터 형성을 통해 청년이 머무르고 싶은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안했습니다.
▲ 유기농 생산자, 활동가로서의 고민과 경험, 해결방안을 나누는 모습
넷째날, 한살림 생산지에서 배우는 지혜
괴산 눈비산마을과 감물흙사랑공동체를 방문해 유기 농산물 가공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여자들은 닭이 자연스럽고 쾌적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한 산안식 양계장과 계란과자, 구운달걀, 전병 등 유정란 가공물품시설을 견학했습니다. 눈비산마을의 조희부 대표는 “농산물은 항상 정외품이 나옵니다. 영양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외품도 활용해 소비할 수 있는 가공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섯째 날, 한살림 매장에선 어떤 일이?
연수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에는 청주 미호천영농조합과 한살림 강서매장을 방문했습니다. 미호천영농조합에서는 청주 물류 센터의 효율적인 운영 방법과 신선도 유지 기술을 견학했습니다. 미호천영농조합의 김세진 사무국장은 일일 채소 주산지인 청주의 특징을 설명하며 "한살림의 물류 시스템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단계별로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진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서 한살림 강서매장에 방문했습니다. 한살림 매장은 물품을 공급하는 공간이며 동시에 되살림운동 같은 자원순환이 이뤄지는 조합원 활동 거점이라는 것을 참여자들에게 전달하였습니다.
▲ 참여자 간의 마지막 교류회에서 소회를 나누고 정리한 모습
배움과 나눔, 그리고 도약
참가자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배운 내용을 적용하여 각자의 유기농업을 발전시키고, 지역사회의 자립을 돕겠다는 다짐을 밝혔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며, 아시아 유기농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살림의 생명농업 모델이 해외에서도 확장되어, 유기농업의 튼튼한 뿌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