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공동체 안혁기 생산자
대를 이어 짓는 친환경 농사, 30년 이상 가꿔온 유기 농지
30여 년전 부모님이 오리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등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으셨어요. 지금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부인과 농사지으며 아이들 셋을 키우고 있어요. 11년 전부터 한살림 에 유기농 찰벼를 공급했고, 6년 전 수박, 속노란수박, 멜론, 브로콜리 등 하우스 작물로 바꿨습니다. 아이들 키우다보니 벼농사만으로는 수익이 부족하더라고요.
우연히 발견한 진딧물의 천적, 꽃등에
부모님이 힘들게 가꿔 오신 유기 농지이니 저도 잘 일구어 가고 싶어요. 다른 과채류도 그렇지만 수박도 병충해가 큰 골칫거리입니다. 특히 진딧물 피해가 커요. 몇 년 전 속 노랑 수박에 진딧물이 번져서 하우스 세 동은 수박을 모두 뽑아버리고 하우스 문을 내린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3년 전 우연히 진딧물 천적을 발견했어요. 그해 바빠서 하우스 한 개 동 주변에 풀을 깎지 못했어요. 나중에 그 하우스에만 진딧물이 없었어요. 알고 보니 풀숲에 꽃등에라는 진딧물 천적이 살고 있던 거예요. 그래서 이듬해에는 다른 하우스들도 제초하지 않았죠. 역시나 다른 하우스 모두 진딧물이 안 생겼어요. 본의 아니게 자연의 천적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셈이죠.
보통은 유기농 수박 농사를 짓는 분들은 '콜리마리'라는 진딧물 천적을 인위적으로 넣어줍니다. 그래도 진딧물을 완전히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우리 하우스는 '꽃등에'로 인해 진딧물이 거의 사라졌어요.
기후변화로 농사가 갈수록 어려워져
올해 3월 이상 저온현상으로 생육이 불량했습니다. 갈수록 이상기후가 심해져서 농사가 점점 힘들어져요. 농사는 그해 수확을 제대로 못 하면 경제적으로 타격이 큽니다. 기후변화에 맞게 작물의 환경을 조성해 주느라고 농사짓는 내내 노심초사하게 되죠. 또 병해충으로 한번 망가지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갈수록 힘들어지는 조건에서도 유기농업 고집하고 유지하는 생산자들의 노고를 많이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한창 수박 수확 중
지난 주까지 속노란 수박을 출하했고, 지금은 일반 삘긴 수박을 수확하고 있어요. 7월 첫 주부터 우리 공동체에서 재배한 수박을 만나실 수 있어요.
참, 한살림에 속노란 수박도 나오는 거 알고 계시나요. 제가 2019년 한살림에서 최초로 출하했어요. 공급이 적다 보니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속노란수박은 당도도 좋고, 조직이 치밀해 식감이 아삭합니다. 무엇보다 색깔이 예뻐서 아이들이 좋아해요. 소형과라 1인 가구도 부담 없이 사드릴 수 있어요. 올해는 판매가 거의 끝났지만 나증에라도 꼭 맛보아 주세요.
마지막으로 당부드려요.
장마가 시작되어 비록 날이 좀 선선해졌지만, 땀 흘려 기른 수박이니 많이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