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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안전한 먹거리를 넘어 생명운동으로 나아가자

2023.05.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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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부산 환경소모임장/조합원 임미화

※본 토론문은 지난 4월 19일(수) ‘한살림’이 공동주최하고 ‘건강과대안’이 주관한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및 수산물 수입 재개의 숨은 쟁점과 민중건강 토론회’에서 발표된 한살림부산 환경소모임장이자 조합원이신 임미화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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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방사성 오염물질 저장탱크에 저장되어 있던 오염수 132만 톤을 30년에 걸쳐 태평양으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2021년 발표했고, 올해 6월경 방류를 시도하고 있으며 국제 외교의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 자신들의 불법 해양투기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폐로 계획에 맞춰 30~40년간 오염수를 방출하겠다지만 녹아내린 핵연료를 제거할 방법이 없어 폐로는 계획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 계속 발생하고 오염수 해양투기는 30년이 끝이 아니라 수백 년 해양투기의 시작일 될 것입니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에 삼중수소 외에 다른 방사성 물질을 모두 제거했고 삼중수소 역시 몇 배의 물로 희석해서 버리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라고 말하지만 유해한 방사성 핵종들이 여전히 높은 농도로 남아 있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삼중수소 역시 우리 생태계를 위협하는 방사성 물질입니다

방출 예정인 오염수의 시뮬레이션 결과 4~5년 안의 동해에 도착한다며 보수언론과 핵 찬성 진영은 영향이 거의 미미하다고 주장하지만, 해류는 계절별 영향을 받고 무엇보다 삼중수소 등 다양한 방사성물질이 바다 생물에 축적되어 우리 근해로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순 없습니다. 그 결과, 물속의 오염물질과 농도는 생물농축을 통해 천만 배나 늘어납니다. 미국 우즈혼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방사성 핵종 종류에 따라 생물학적 농축 비율과 해저 토양 오염이 우리의 예상과 달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해양투기는 바다 생태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과 그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재난이자 미래세대에게서 바다를 빼앗는 것입니다,
오염수 저장탱크를 더 건설하여 최소 100년 이상 보관해야 함에도 이번 일본 정부의 방류결정은 오염물질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는 국제해양법을 위반한 해양투기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한 핵 테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최종적으로 바다에 버릴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측정하거나 공개할 수 없다는 태도이며 각 저장탱크의 방사성 핵종 함량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와 다핵종 제거 설비 등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에 우리는 공개적으로 알려진 정보조차 신뢰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를 관리하고 살펴야 할 국제원자력기구는 2022년 7월 방류계획 최종 승인, 방류는 안전하다, 아무 문제가 없다며 옹호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핵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들의 행태는 단순히 일본의 해양투기를 방기하는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핵사고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 또한 용인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이며 지금 세계 440여 기의 핵발전소의 일상적인 방사성 오염수 또한 안전하다는 거짓말과 다름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상황임에도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핵사고의 현황과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일본 정부의 주장에 동조, 유감·반대·우려라는 표현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한일회담 때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방사성 오염수에 의한 피해가 우리 어민의 생존권과 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임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에 맞서 시민사회는 이번 오염수 방류가 일본의 명백한 국제해양법 위반임을 분명히 밝히며 일본을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 및 방류 저지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정부가 방류철회를 일본에 강력히 요구하고 오염수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우리 어민들과 수산 관계자들의 피해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일본의 생명에 위협적인 방사성 오염수의 불법적인 해양투기의 문제가 아니기에 방사성 오염수 방출을 저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핵발전소 가동은 필연적으로 매 순간 대기 토양 바다를 오염시키고 영구 저장이 불가능한 상황인 핵폐기물로 인한 피해 또한 현재와 미래세대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번 일본의 해양투기 저지를 넘어서 우리 삶을 가장 근저에서 위협하고 있는 우리나라 핵발전소의 현안을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와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사태의 근본 문제는 핵발전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을 시작으로 윤석열 정부의 핵 진흥정책으로 인한 임기 내 노후 핵발전소 18기의 수명연장이 가능해졌습니다. 게다가 영구 저장할 곳도 방법도 없이 계속 쌓여 가는 핵폐기물을 핵발전소 내 저장하겠다고 합니다. 이는 수십 년간 핵발전소를 떠안고 사는 지역주민들에게 또다시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는 부정의하고 불평등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는 지금 우리에게 또? 미래세대에게 심각한 위협이자 부담입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를 저지함과 함께 이번 사태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지금도 또 미래에도 우리나라 핵발전소에서 일어날 수 있음을 인정하고 핵 진흥정책을 지금 당장 멈추고 탈핵의 길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한살림은 우리나라(국가기준치 100bq/kg)에서도 가장 엄격한 방사능식품안전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성인과 청소년 8bq/kg 영유아 4bq/kg으로 국가기준치에 영유아 1/25수준입니다. 그리고 한살림부산은 식품 섭취로 인한 저선량 장기간 내부피폭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방사능물질 검출치를 0bq/kg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방사능 내부피폭의 경우 장기간 저선량이 더 위험하며 여성과 아이가 더 취약한데 같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라도 2세 이하의 영아는 성인의 8배 이상 피폭된다고 합니다. 체르노빌 핵사고의 경우 여성 갑상샘암,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아동·청소년 갑상선, 백혈병 증가했고 우리나라 핵발전소 인근 지역 갑상샘암 공동소송도 현재 있습니다. 이미 핵무기, 핵발전소, 핵사고 등으로 대기 토양 바다는 오염되었습니다.

한살림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방사성 물질 오염에 대비한 독자적인 자주 기준을 강화했고 오염수 방류에 대응하여 수산물 방사성물질 검사 횟수를 늘리고 관리기준도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살림은 이번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로 인해 더 이상 한살림 기준조차 유지할 수 없고 안전한 먹을거리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방류를 막기 위해 정부에 요구함과 함께 사태 이후 수산 관련 생산자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대응을 위해 함께 연대할 것인가, 소비자 조합원의 수산물에 대한 불안과 우려에 대해 어떤 답들을 마련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합니다.
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살리는 수산물의 방사능 허용기준을?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장기간 저선량 내부피폭의 위험은 0bq/kg이 답입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방사성물질이나 검출한계치 그리고 생산자들의 현황과 생계를 고려할 때 한살림 방사능 검출기준을 한 번에 낮출 순 없겠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산물의 방사능오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체감온도를 반영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살리는 수산물 방사능 허용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살림은 1989년 <한살림선언>을 통해?이미 지금의 자본주의 무한성장의?폭력적인 속도로 인한 생명파괴를?예견했습니다. 죽음의 상황 앞에 생존이나 파멸이냐의 절체절명의 위기는 파멸로 인도하는 위험한 상황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잉태하고 있는 것이기에 한살림 운동이 생명이 존중되는 새로운 기회, 새로운 생활양식을 만들어 가는 생명 운동임을 선언했습니다.
한살림은 또 한 번의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엄격한 식품 기준에 대한 신뢰로 형성된 한살림의 안전한 보호망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여전히 한살림 하는 것이 대안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일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의 본질은 핵 발전 그자체이며 모든 생명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곧 한살림을 지키는 일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한살림의 생명운동로서의 탈핵을 함께 실천해 나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