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청암공동체 조장래, 김도희 생산자 이야기
안녕하세요, 의성청암공동체 조장래 생산자입니다. 30여 년 전 부인과 함께 귀농해 농사 짓고 있어요. 지금은 사과꽃 개화가 한창으로 일 년 중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죠. 농사라는 것이 모두 그렇겠지만, 사과도 일년 내내 짓는 농사지요. 저는 '300일의 기도'라고 이야기합니다. 3월에 가치치기를 하고 1년 먹을 퇴비도 줍니다. 땅도 먹어야 일을 하니까요. 작년 고사되거나 병으로 말라죽은 나무들을 교체하는 작업도 봄에 이루어져요.
사진1. 조장래, 김도희 생산자 과수원의 사과꽃
"사과 꽃피는 4월, 아름다운 시기이면서 아주 긴장되는 시기이죠"
그리고 4월 20일 전후, 앞으로 보름 내지 20일 안으로 올해 첫 번째 농사가 결판이 나요. 1년 사과 농사로서 첫번째 결실은, 바로 개화를 잘 보는 일이에요. 지금이 탄생의 시기로 굉장히 긴장이 되는 상태예요. 꽃이 떨어지고 사과가 달리고 난 다음부터는 병해충 방제, 열매 솎기, 수확까지 그저 쭈욱 매뉴얼대로 진행하면 되죠.
"갑자기 더워져서 걱정입니다"
새벽부터 일을 하는데, 요 며칠 갑자기 더워졌어요. 날도 너무 가물어 과수원에 물도 열심히 주고 있어요. 개화가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날이 걱정이에요. 농사 지은지 삼십년 가까이 되지만 여전히 도전이 많은데, 역시나 기후가 제일 큰 도전이죠. 한살림 소비자들이 지지를 해주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주위 농가에 비해 안정적으로 농사일을 하지만 그래도 기후 변화는 어려운 문제예요. 바뀌는 기후 상황 때문에 매년 생산량 자체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지 못하고 있죠. 모든 생산농가가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이 기후변화입니다. 한살림 생산자들과 어려움들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공동으로 방법을 고안하고 있어요.
"껍질째 먹는 사과로 피로를 풀어요"
개화를 앞둔 중요한 시기라 긴장하다 보니 입맛도 많이 떨어지고 체력도 떨어지죠. 이럴 때 사과를 먹습니다. 하루 종일 농장에서 일하며 긴장하고 집에 들어오면 밥은 안 먹히는데 사과를 먹혀요. 몸이 찌뿌하고 힘들 때 8쪽으로 잘라서 한 알을 먹어요. 잠이 잘 오고. 소화도 잘되고, 그다음 날 기운을 얻는 것 같아요.
사과에는 다양한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들어있고, 껍질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이 풍부하기 때문에 실제로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일하고 돌아와 피곤한 분들, 공부하는 지친 아이들, 저녁에 꼭 껍질째 드셔보세요.
"건강한 한살림 사과 많이 이용해주세요"
작년에 저희 뿐만 아니라 한살림 농가 전반적으로 사과 농사의 결실이 좋았어요. 그 전년도에는 잘 안되었어요. 한해씩 걸러서 풍년이 든다고 하잖아요. 작년에 수확한 저장 사과가 지금 공급 중이죠. 아직 물량이 많으니 많이 드셔주세요.
?신선한 저장 사과를 공급하기 위해서 다각도로 연구를 하고 있어요. 작목반에서 오래 토론을 해왔는데, 일단은 '원물 자체를 신선하게 생산하자. 싱싱한 사과를 생산하고, 수확시기도 적절하게 하자'고 했죠. 창고 관리에 있어서도 숯가루를 바닥에 담아서 저장성을 높이는 조치를 하고 있어요. 의성청암공동체 외에 5개 공동체에서 다같이 결정해서 실행하고 있어요.
사진 5.신선하게 저장하기 위해 창고에 숯을 두어 관리하는 모습
"나무를 심어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 10년, 긴 호흡의 농사지요"
사과 농사를 짓는 사람을 보통 미쳤다고 해요. 나무를 식재하고 3년 키우고 5년까지를 잘 관리를 해야 그때부터 본격 수확이 시작되지요. 그리고 그게 본격적으로 나의 수익으로 돌아오는 게 딱 10년 걸려요. 굉장히 길게 내다봐야 하는 작물이죠. 소비자의 변화된 기호에 맞춰 대응하려고는 하지만 호흡이 긴 작물이다 보니 발빠르게 대응하지 쉽지가 않아요. 그래도 한살림 생산자들과 공동적으로 계속 연구하고 방향을 설정하고 있어요. 그렇게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밭에 가면 참 좋아요.
"스물여덟 아들도 귀농해 4년째 농사짓고 있어요"
아들이 고등학교 과정을 여행학교 로드스콜라를 다니고 대학 진학을 앞두고 여러 고민을 하더라고요. 농사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농수산대 3년제 전문과정 전액 국비로 다녔어요. 농수산대학을 졸업한 지 이제 5년 차, 지금 4년째 같이 농사짓고 있어요. 작년에 한살림 예비 생산자로 들어와서 올 총회를 하면서 정식 생산자로 되었어요. 스물 여덟살인데 자기 농장이 따로 있고, 한살림 참여인증에도 자기 농장을 등록했고 책임 생산을 하고 있지요. 분가를 해서 독립된 주소지로 따로 있어요. 제안을 받아줘서 고맙고 아들이 농사를 같이 하는 모습이 든든하고 한편으로 참 뿌듯해요.
올해도 건강하고 맛있는 사과 정성껏 지을테니, 한살림 사과 많이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