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친환경 농사를 위해 논에 우렁이를 풀어주는 모습
농부의 아들, 우렁이 농법을 시작하다
아버지가 쌀농사를 지으셨어요. 어릴 때부터 일손을 돕다 보니 농사일이 익숙했고, 그러다 보니 농사일이 참 좋더라고요. 어느 날 교회에서 목사님이 친환경 농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호기심이 생겼어요. 농부와 소비자 그리고 땅에도 이로운 친환경 농사라면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대학 졸업 후 고향인 남원으로 돌아와 우렁이 농법으로 친환경 쌀농사를 시작했어요.
한살림 생산자 하기 잘했다!
친환경 농사는 일반 농사에 비해 수확량이 적은 편인 데다가 판매처가 다양하지 못해 고민이 많았어요. 제가 농사지은 농산물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봐 줄 판로를 찾다가 주변 지인을 통해 한살림을 알게 되었죠. 한살림 생산자로 가입하고 덕 본 일이 많아요. 주변 생산자들을 통해 친환경 농사법을 배워 쌀농사를 더 많이 지을 수 있게 되었고요. 논의 상태가 좋아져서 1급수에서만 산다는 투구새우를 해마다 볼 수 있어요. 논에서 들꽃, 미꾸라지 등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생물을 만나면 친환경 농사 짓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 제가 농사지은 쌀의 가치를 알고 소비하는 조합원들이 있어 농사일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든든하죠.
지금은 볍씨를 고르는 때
다른 농사도 비슷하겠지만, 쌀농사 역시 한 해 농사를 위해 시기마다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어요. 지금은 작년에 벼를 수확할 때 따로 빼둔 볍씨(벼의 씨앗)를 고르는 시기예요. 올해 쌀농사 풍년을 기원하면서 볍씨를 세척하고, 햇볕에 잘 말립니다. 만약 흠집이 있거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새로운 볍씨를 구입하기도 하고요. 저는 올해 스위트드림이라는 품종을 시범 재배해보려 해요. 이 품종은 쌀인데도 당도가 있어서, 식혜를 만들기 위한 가공용 쌀로 사용한다고 해서 도전해보려고요.
조합원님께 사랑받는 쌀이 되도록
쌀농사는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논 상태를 유심히 살피고, 벼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게 중요해요. 이상기후로 홍수나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해서 걱정도 되지만 날씨는 하늘의 뜻이니 제 마음대로 할 수 없잖아요. 대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보려고요. 다른 공동체와 농사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함께 더 맛있는 쌀을 재배하기 위해 노력하고요. 조합원님들 밥상에서 한살림 쌀이 오랫동안 사랑받았으면 좋겠거든요. 올해도 맛있는 쌀을 보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살림 쌀, 많이 이용해주세요.